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공매도 조사팀을 이번 주 내 신설·가동해 불법공매도를 신속하게 조사하고 불법·불공정 행위를 엄정히 처벌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긴급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불법 공매도 조사 강화는 물론, 공매도 시장의 실태에 대해서도 감독과 검사 역량을 집중해 운영상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겠다는 각오다.
이 원장은 불법 공매도 엄단 의지를 꾸준히 밝혀왔다. 16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도 “공매도 주문이 특정 증권사 보유 주식이나 특정 창구에 몰려 이상했다”면서 “구체적 실태 점검과 검사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금감원은 최근 공매도 물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에 대한 수시 검사에 착수했다. 다음 검사 대상은 메릴린치다.
이날 회의에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되는 데 대한 대응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 원장은 “우리 경제는 대외건전성이 양호하고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견실하다”며 “금융산업의 체질 개선을 지속 추진한 결과 자산건전성·외화유동성 등이 크게 개선돼 악화된 대외여건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높아진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보다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매도 조사 외에 금감원은 민간 차원의 외화 조달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날부터 국내 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외화증권을 활용해 국내 은행이 보다 쉽게 해외에서 외화를 조달할 수 있도록 관련 거래시 '비조치의견서'를 발급해주기로 했다. 금융회사가 수행하려는 거래에 대해 금융감독원장이 향후 제재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고 확인하는 문서다.
또 금리 상승기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이 차질 없이 집행되도록 하고, 금융권의 자율 지원 프로그램도 확대를 유도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시장 불확실성이 복합적이고 장기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만큼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관계 기관과 긴밀한 협조 체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