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준우승팀 전주고와 전통의 강호 광주동성고가 나란히 16강에 선착하면서 제50회 봉황대기전국고교야구대회의 본격적인 상위권 토너먼트가 시작됐다.
그런데 중요한 변수가 발생했다. U-18 야구월드컵에 출전하는 청소년대표팀이 소집돼 이날부터 훈련에 돌입한 것. 당장 충암고는 에이스 윤영철(3년)과 포수 김동헌(3년)이, 경남고는 에이스 신영우(3년)와 두 경기 연속 홈런의 주인공 포수 김범석(3년)에 외야수 김정민(3년)까지 빠졌다. 장충고도 이진하(3년) 황준서(2년) 정준영(3년)이 대표팀에 선발되면서 만만치 않은 출혈이 생겼다.
이에 각 팀의 에이스를 대체할 선수층이 얼마나 두꺼운지가 향후 토너먼트의 결정적인 요인이 될 전망이다. 청소년대표팀은 내달 9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와 브레이든턴에서 열리는 U-18 야구월드컵에 출전한다.
충암고는 에이스 윤영철(3년)이 없었지만 여전히 투수진이 강력했다. 선발 이태연(3년·3.2이닝 1실점)과 손우진(3년·3이닝 무실점) 박건우(1년·0.1이닝 무실점)까지 까다로운 동산고 타선을 7이닝 동안 단 1실점으로 막았다. 타선에서도 박채울(2년)이 100% 출루(4안타 1볼넷)를 했고, 포수 김성재(2년)와 조현민(2년) 이성현(2년) 등도 멀티 안타를 신고하며 주전들의 공백을 무색하게 했다.
2020년 초록 봉황을 품었던 인천고도 덕적고를 가볍게 꺾고 32강에 올랐다. 1회초 2사 만루에서 정상훈(3년)의 2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냈고 4회와 5회에도 각각 한 점씩 달아났다. 이후 6회 볼넷과 안타 4개로 대거 4득점하며 승부를 갈랐다. 지난해 창단한 ‘섬마을 야구단’ 덕적고는 경기 초중반까지 분투했지만, 중반 이후 경험 부족을 이겨내지 못했다.
‘청룡기 우승’ 유신고도 8회 콜드승을 거두고 32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유신고는 오는 29일 인천고와 16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두 팀에서 대표팀 차출 선수는 유신고 내야수 박태완(2년) 한 명뿐이어서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광주일고도 청주고를 꺾고 32강에 합류했다.
이번 대회 최고 투수전을 펼친 마산용마고와 제주고의 승부는 단 일 합에 승부가 갈렸다.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마산용마고 5번 타자 이근우(3년)가 초구를 받아 쳐 이 경기 유일한 득점인 110m짜리 결승 홈런을 만들었다. 마운드에선 전승우(3년)가 6.1이닝을 무실점(2피안타 3사사구)으로 막았고 후속 장현석(2년)도 2.2이닝을 사사구 없이 깔끔하게 막았다. 제주고도 선발 이준서(2년)가 4이닝 1실점(1피안타 2사사구)으로, 김태양(3년)이 4이닝 무실점(1피안타)으로 역투했지만 단 한 개의 피홈런에 분루를 삼켰다.
대통령배 준우승 전주고는 탄탄한 조직력의 비봉고를 상대로 9회말 극적인 끝내기 홈스틸로 승리하며 16강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전주고는 2-2로 맞선 9회말 2사 3루에서 3루 주자 최인호(3년)가 과감하게 홈으로 쇄도해 끝내기 득점을 올렸다.
광주동성고는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두고 두 번째 16강 진출팀이 됐다. 6회까지 2-1로 앞서던 광주동성고는 7회초 1점 홈런 포함 3점을 내주며 2-4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어진 7회말 공격에서 서하은(3년)의 2타점 3루타와 땅볼로 3점을 내며 재역전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