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대외비 일정이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을 통해 유출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지난 5월 보안시설인 대통령 집무실에서 찍힌 윤 대통령 부부 사진이 김 여사 팬클럽을 통해 공개된 데 이어 비슷한 보안 사고가 난 셈이다.
23일 김 여사 팬클럽 '건희 사랑'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가입한 A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인 김혜경씨의 경찰 출석 관련 게시물에 댓글로 윤 대통령의 지역 일정을 공개했다. A씨는 "공지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대구 서문시장 8월 26일 12시 방문입니다"라며 "많은 참석, 홍보 부탁드립니다. 공용 주차장으로 오세요"라고 댓글을 썼다.
대통령의 외부 일정은 경호상의 이유로 통상 행사 종료 시점까지 일정 자체가 기밀 사항인데, 대외비 일정이 김 여사 팬클럽을 통해 구체적 일시와 장소까지 공개된 셈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유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여사 팬클럽이 연관된 대통령실 보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이 다음 날 '건희 사랑' SNS에 올라왔다. 대통령 집무실은 사전 허가 없이 촬영이 제한되는 보안 구역인데, 이곳에서 찍힌 사진이 대통령실 공식 공보라인이 아닌 영부인 팬클럽을 통해 공개되며 규정 위반 의혹이 불거졌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 허위 경력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을 발의한 가운데, 김 여사 팬클럽의 윤 대통령 일정 유출 사고까지 나오자 여당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그만들 하시라"며 팬카페 해산을 요청했다. 홍 시장은 "얼마 전까지 이상한 사람이 영부인 팬카페 회장이라고 하면서 정치권에 온갖 훈수까지 하더니 이제 대통령의 동선까지 미리 공개하는 어처구니 없는 짓들도 한다"며 "이준석 전 대표가 스스로를 막시무스라고 자칭하는 것보다 더 웃기는 코미디"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