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출산율 0.81명, 또 추락... ①집 ②일 ③나이 때문

입력
2022.08.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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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출산 통계' 2016년부터 최저
출생아 26.1만 명, 20년 전의 반토막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사상 최저이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인 0.81명까지 떨어졌다. 치솟는 집값, 늘어나는 구직 기간 등 경제적 이유로 결혼 또는 출산 자체를 기피하는 청년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더라도 한 자녀에 만족하는 부부가 많은 점도 저출산 심화 요인이다.

출산율 1명 이하, OECD 회원국 중 유일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21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은 2016년(1.17명)부터 매년 최저치를 갈아치우면서 지난해 0.81명으로 주저앉았다. 올해는 2분기까지 합계출산율이 이보다 낮은 0.75명이다. 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인 국가는 한국뿐이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인 합계출산율은 저출산이 본격화한 2000년대 들어서도 하향세를 보이다 회복한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반등 기미는커녕 하락만 거듭하고 있다. 출생아 수 역시 전년 대비 1만1,800명 감소한 26만600명으로 역대 가장 적었다. 출생아는 20년 전인 2001년 55만9,934명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됐다.

갈수록 심해지는 저출산의 원인은 사회·경제적 요인과 인구학적 요인이 뒤섞여 있다. 우선 ①청년이 일터를 구하는 기간이 과거보다 오래 걸리고, ②집값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아져 결혼·출산을 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5월 기준 청년이 졸업·중퇴 후 첫 직장을 잡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전년보다 0.7개월 늘어난 10.8개월로 집계됐다. 부동산 매매가격은 지난해 9.93% 뛰는 등 계속 오름세다.

청년이 삶의 근간인 '일자리'와 '집'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출산율에 큰 영향을 끼치는 혼인 건수 역시 쪼그라들고 있다. 혼인 건수는 2016년 30만 건이 붕괴된 후 2019년 23만9,100건으로 내려갔고, 2020·2021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각각 21만3,500건, 19만2,500건까지 떨어졌다.

저출산 이겨 낸 영광군, 3년 연속 출산율 1위

③결혼을 늦게 하는 사람이 늘면서 출산 연령까지 높아진 것도 출산율을 낮추는 요인이다. 첫째 자녀를 낳더라도 나이 때문에 둘째는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2011년 18.0%에서 지난해 35.0%로 불과 1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커졌다. ④여성 인구 자체가 줄고 있는 영향도 있다. 6월 기준 25~39세 여성 인구는 2019년 509만1,000명에서 올해 484만9,000명으로 24만2,000명이 줄었다.

향후 2, 3년 내에 출생아 수가 반등할 가능성은 있다. 인구가 1980년대생보다 많은 1990년대 초·중반생이 최근 결혼 적령기인 30대에 진입하고 있어서다. 다만 출생아는 이 시기에 반짝 증가하더라도 인구 감소를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하락세를 피하기 어렵다.

저출산을 이겨내고 아이를 많이 낳는 지역도 있다. 전남 영광군은 지난해 합계출산율 1.87명을 기록, 3년 연속 전국 1위에 올랐다. 영광군은 2019년 출산율이 지역 내 일자리와 관련 깊다고 판단, 인구일자리정책실을 만드는 등 적극적인 출산 정책을 펴고 있다.

영광군청 인구일자리정책실 관계자는 "회당 최대 150만 원을 지급하는 난임 부부 지원금 정책은 2019년 46건 신청·14건 출산 성공에서 2021년 165건 신청·59건 성공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며 "출산 지원금, 결혼 장려금 등 현금 지원 외에 다양한 보육 정책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