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3월 대선을 앞두고 보수·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유튜브 채널에서 활동한 인사를 중앙협력본부장에 임용해 더불어민주당이 반발하고 나섰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민주당 의원을 비난했던 전력을 문제 삼으면서다.
인천시는 24일 중앙협력본부장에 권세경 전 유정복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 대외협력특보를 임용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2024년 8월까지 2년이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권세경 신임 본부장은 민선 6기 인천시 국회 협력관을 지냈다. 중앙협력본부장도 국회 관련 업무 협조·지원 등을 맡는 자리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문수TV'에서 '권세경이 묻고 김문수가 답한다', '권세경의 여의도 브리핑'을 진행했다.
권 본부장이 출연한 프로그램 제목은 '거짓말 대마왕 이재명, 상습 깽판 대장 이준석, 극약처방 없으면 이재명이 이긴다', '이재명 말대로 미천한 집안이 맞았다! 이재명 골 때리는 가족 스토리!', '종전 선언에 집착하는 문 정권! 미국과 결별 수순!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불참!' 등이다.
또 '사법부의 설날 까치 소속이 반갑구나! 정경심 징역 4년! 김은경 징역 2년!'을 통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징역형 선고 소식을 반기기도 했다. '퀴어축제(동성애) 옹호하는 감성 페미니스트 신지예 영입은 독이 되나? 약이 되나?', '제3차 4·15 부정선거 수사 촉구 서초역 집회 현장 중계' 등의 동영상 제목도 올라와 있다. 권 본부장이 출연한 영상은 현재 비공개 상태로 전환돼 있다.
당장 민주당은 권 본부장의 전력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인천 국회의원 13명 중 11명이 민주당인 상황에서 유 시장이 야당과의 협치를 거부하겠다는 상징과 다름 없는 인사"라며 "5급 국회 협력관을 지낸 인사를 다시 4급 협력본부장에 앉힌 것에 대한 인천시 공직사회 불만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본부장은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김문수TV 활동은 대선을 앞두고 전쟁과 같은 치열한 상황에서 우리 당이 이길 수 있도록 정당인의 한 사람으로 한 것"이라며 "다만 영상 제목 작성 등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프로그램에서도)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을 역할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회와 여의도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 그곳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고 야당에도 많은 친구와 선·후배가 있다"며 "국회 협력관 시절 국비 확보 지원과 국정감사 준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시정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