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글래디에이터 비유에 홍준표 "막시무스는 안 구질구질"

입력
2022.08.23 14:30
전당대회 재출마, 로마 검투에 비유하자 
홍준표 "막시무스는 자기 살려고 동료 매도 안 해"

자신을 영화 '글래디에이터'(2000년6월 개봉) 속 로마 장군 막시무스에 비유하며 차기 전당대회 재출마 가능성을 일축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홍준표 대구시장이 23일 "그만 자중하라"고 경고했다. "막시무스는 구질구질하지도 않았다"며 하루에도 수차례 인터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입장을 밝히는 이 전 대표 행보를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막시무스는 자기 몸을 불살라 조국 로마를 위한 헌신이 있었다"며 이 전 대표의 비유를 부정했다. 홍 시장은 "막시무스는 구질구질하지도 않았고 자신의 죽음으로 로마를 살리고 동료 검투사들에게 자유를 주었다"며 "자신이 살려고 동료집단을 매도하는 비열한 짓을 막시무스는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더 이상 나가면 코미디가 된다"고 우려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MBN '판도라'에서 '당 대표로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고 하면 어떻겠나'는 진행자의 질문에 자신이 처한 상황을 영화 '글래디에이터'에 빗대 대답했다. 그는 "영화를 보면 원래 장군 출신인 막시무스가 자신을 노예 검투사로 만들었던 황제에게 복수하기 위해 밑바닥부터 올라가는데, 결국에는 대중의 인기를 받고 황제와 겨루게 된다"며 "그때 황제가 자신감이 없으니까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옆구리를 한 번 푹 찌르고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저에게 전당대회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줘서 타협하자면서 내년 1월에 전당대회를 하면 11월쯤 뭐가 쑥 나타나서 옆구리 한 번 푹 찌르고 시작할 것"이라며 "전당대회에 나가는 것이 의미 없는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 본인을 주인공인 검투사 막시무스에, 윤석열 대통령을 황제 코모두스에 빗댄 것으로 해석된다.

러셀 크로 주연의 영화 '글래디에이터'는 황제의 총애를 받던 로마의 장군 '막시무스'의 복수를 다룬다. 막시무스는 자신을 총애하던 친아버지를 살해하고 황제 자리에 오른 코모두스의 모함으로 가족을 잃고 검투사가 된 뒤 복수에 성공한다. 코모두스의 음모로 옆구리를 찔린 그는 초인적 능력을 발휘해 코모두스를 처치한 뒤 죽음을 맞이한다. 막시무스의 죽음을 계기로 검투사 경기가 금지되고 검투사들에겐 자유가 주어졌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