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플립4', '갤럭시Z폴드4'가 100만 대에 육박하는 사전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최고의 성적이다. 특히 애플 '아이폰' 선호도가 높았던 MZ세대의 지지를 받았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삼성전자는 16~22일 일주일 동안 진행한 갤럭시 Z플립4∙Z폴드4 사전 판매가 약 97만 대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폴더블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Z플립3∙폴드3는 7일 동안 사전 예약이 92만 대였는데, 이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특히 하루 평균 사전 판매 대수로 따지면 Z플립4∙Z폴드4가 13만8,000여 대로, 8일 동안 102만 대를 사전 판매한 갤럭시 S22 시리즈(12만7,000여 대)도 넘어선 역대 최고치다.
회사 측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어려운 여건을 감안했을 때 Z플립4∙Z폴드4의 사전 판매 결과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흥행에도 '파란불'이 켜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Z플립4∙폴드4를 통해 연간 판매량 1,000만 대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의 유입이 늘어났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SK텔레콤이 공식 온라인몰 T다이렉트샵에서 Z플립4∙Z폴드4의 사전 예약을 진행한 결과, 2030 고객이 전체 예약 가입자 가운데 60%였다. 특히 플립4의 경우 2030 여성 고객이 전체 예약 구매자의 37%를 차지했다.
그동안 2030세대는 아이폰을 향한 충성심이 다른 연령대보다 강했다. 삼성 갤럭시는 '아재폰'이란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6월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중 삼성 갤럭시 사용자는 전체의 63%, 애플 아이폰 사용자는 20%로 나타났다. 반면 만 18~29세 여성 가운데 아이폰 사용자는 62%로 갤럭시 사용자(32%)보다 2배 가까이 많았으며, 같은 연령대 남성의 아이폰 사용 비율도 42%로 갤럭시(46%)에 버금갔다.
이처럼 젊은 층에게 플립4가 인기를 얻은 이유로 ①감각적 디자인과 ②커진 배터리 용량이 꼽힌다. 플립4는 기본적으로 보라퍼플과 그라파이트, 핑크골드, 블루 등 4가지 색상으로 나왔고, 색상을 내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갤럭시Z플립4 비스포크' 에디션도 추가됐다. 골드, 실버, 블랙 색상의 프레임과 옐로, 화이트, 네이비, 카키(khaki), 레드 등 다섯 가지 전·후면 색상으로 75가지 서로 다른 조합이 가능하다. 또 전작 대비 용량이 약 12% 커진 3,700밀리암페어아워(mAh) 배터리를 넣어 사용 시간을 확 늘렸다..
③시장의 예상보다 낮은 가격도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MZ세대를 공략한 이유가 됐다. 환율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폴드4는 256기가바이트(GB) 기준 199만8,700원으로 지난해와 같은 가격으로 결정됐다. 플립4는 256GB 기준 135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9만9,000원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아이폰14 제품은 벌써부터 소매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애플 전문 분석가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이폰14 시리즈의 평균 판매 가격이 약 15%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에선 환율 영향까지 반영할 경우 아이폰14프로(256GB)제품 가격이 169만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작인 아이폰13프로(256기가)의 가격은 149만 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