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에는 초고교급 우완 에이스 김서현(3년)만 있는 게 아니었다. 키 191㎝의 좌완 전다빈(3년)이 노히트 투구로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을 책임졌다.
전다빈은 18일 서울 신월구장에서 열린 강원고와 1회전에서 팀이 0-1로 뒤진 5회말 2사 2루 때 선발 이찬솔(2년)을 구원 등판해 2.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첫 타자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을 뿐 이후 7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팀 타선이 상대 선발 전민찬(3년)에게 꽁꽁 묶여 있었던 분위기를 감안할 때 전다빈이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킨 건 서울고에 큰 힘이 됐다. 덕분에 서울고는 7회말 2사 후 전민찬이 한계 투구 수 105개를 채워 강판한 이후 대거 8점을 뽑아 8-1, 콜드게임으로 끝났고 전다빈은 승리투수가 됐다.
전다빈은 지난해부터 김서현과 서울고 ‘원투 펀치’로 활약했다. 직구는 최고 시속이 141㎞로 빠르지 않지만 큰 키에서 내리 꽂는 정교한 투구에 디셉션(투구 시 공을 숨기는 동작)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도권 구단 스카우트는 “기량이 정체되기는 했지만 신체조건도 좋고 미래를 볼 때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라고 설명했다.
전다빈은 “팀이 끌려가는 것 같아서 조금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길 줄 알았다”며 “내 투구를 하고 타자들을 열심히 응원했다. 자신 있게만 던지면 상대가 못 칠 것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변화구 제구, 직구와 비슷한 각도에서 나오는 체인지업에 자신 있다는 그는 롤모델로 SSG 김광현을 꼽았다. 그래서 등번호도 29번으로 같다. 전다빈은 “김광현 선배는 공을 공격적으로 던지고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에 슬라이더도 강력하다”고 말했다.
올해 마지막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꿈꾸고 있는 전다빈은 “시즌 초반에 주춤했는데, 봉황대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고등학교 시절의 야구를 후회 없이 마무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