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통령 현실 인식 정확" 호평... 일각선 "변화 의지 안 보여" 지적

입력
2022.08.17 15:46

국민의힘에선 17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과 관련해 "국정 전반에 대한 차분한 설명과 겸손한 자세가 돋보였다"고 호평했다. 다만 일부 의원들에게선 낮은 윤 대통령 지지율과 여권이 내홍을 거듭하는 상황과 관련해 "변화 의지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긍정 평가와 함께 향후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 전반에 관해서 국민들이나 언론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낮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잘 받들고 좇아가겠다는 자세 표명은 굉장히 바람직하다"며 "현실에 대한 인식이 정확하고, 거기에 대한 나름의 해법까지 제시하려고 노력한 점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도 "지난 100일 동안 정치 갈등에 가려져 있었던 정책 성과를 국민께 잘 설명한 자리였다"며 "무엇보다 지난 정부와 결별한 정책 기조 전환을 잘 보여줬다"고 긍정 평가했다.

반면, 한 초선 의원은 한국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정부 정책과 과제에 대한 답변이 추상적으로 느껴졌다. 지지율 하락을 벗어나 국정 동력을 얻기 위해 변화하려는 대통령의 의지가 잘 안 보였다"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이준석 전 대표의 '장외 비판전'에 대해 즉답을 피한 것과 관련해 "어떤 식으로든 소명이 필요했다. 당 혼란과 직결된 문제를 대통령이 '나 몰라라' 하는 것은 국정 동력 확보 차원에서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차라리 평소 성격대로 진솔하게 (잘못을)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윤 정부의 국정 철학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다른 초선 의원은 "구체적인 국정 비전 제시가 부족했다"며 "윤석열 정부가 추구하는 담론은 무엇이고, 이를 바탕으로 국정은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에 대한 소상한 설명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현 상황을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고 모든 걸 바꿀 각오가 돼 있는지, 오늘 기자회견으로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대통령의 생각, 말, 태도 등 본인이 바뀌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영혼 없는 관료, 캠프 출신 교수들로는 나라가 잘될 수 없고, 검사들이 제일 유능하다는 잘못된 생각부터 버리고 천하의 인재를 찾아야 한다"며 "주변의 무능하고 아부만 하는 인사들부터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순 기자
박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