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 검찰 중립 지켜낼 총장 제청해야

입력
2022.08.1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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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초대 검찰총장 후보자가 4명으로 압축됐다. 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를 열어 여환섭 법무연수원장, 김후곤 서울고검장, 이두봉 대전고검장, 이원석 대검차장을 추천했다. 이 중 한 명이 법무부 장관 제청과 대통령 지명, 국회 청문회를 거쳐 총장에 취임하게 된다. 남은 절차를 고려하면 총장 공백은 4개월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추천위 위원장인 김진태 전 총장은 후보자 기준으로 탁월한 업무능력과 직무수행 용기, 당당하게 책임지는 자세를 제시했다. 차기 총장은 능력도 있어야 하나 그간 ‘총장패싱’ ‘식물총장’ 논란을 감안하면 지금은 이를 불식하고 검찰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켜낼 인물이 필요하다.

현재 상황은 검찰총장 자리에 누가 온다 해도 신망을 받거나 소신을 펴기 힘든 구조이긴 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 신뢰가 두터운 실세이고, '친윤' 성향 검사들의 주요 보직 배치도 마무리된 상태다. 과거 같은 검찰총장 위상과 조직 장악을 기대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반면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전 정권 수사는 한창 진행 중이고 총장이 짊어져야 할 검수완박법 대응 책임 또한 막중하다.

이럴수록 차기 총장은 검찰 신뢰를 지켜낼 소신과 신념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권력과의 거리, 코드가 총장 인선의 기준이어선 안 된다. 한 장관은 “검찰을 정의와 상식에 맞게 이끌 훌륭한 분이 추천되길 바란다”며 “말씀 드린 기준에 맞춰 추천위 결과를 존중해 제청하겠다”고 말했다. 제청 기준으로 정의, 상식을 앞세운 것인데 문제는 그가 추천위 지각 구성 등에서 보여준 명분들이 상식과 거리가 멀었다는 점이다.

한 장관도 후보 4명 가운데 검찰 중립과 독립을 기준으로 놓고 제청해야 총장도 신뢰받을 수 있다. 법조계 인사들조차 대통령 지지율 하락 원인을 편중인사에서 찾고 있다. 대통령이 취임 100일 만에 국정쇄신 카드를 꺼내는 때에 총장 인선 문제로 검찰장악 논란이 재현되면 정권과 검찰 모두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