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불안감이 대선 전보다 취임 이후 100일간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과정에서 불거진 '초보 정치인'에 대한 유권자의 우려를 잠재우기는커녕 집권 이후 증폭시킨 셈이다. 윤 대통령이 국정능력부터 안정적으로 갖춰야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능력이 충분하다'는 응답은 26.9%(매우 충분 7.2%·대체로 충분 19.7%)에 그쳤다. 대선을 앞둔 지난 2월, 같은 여론조사 당시 36.7%에 비해 9.8%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국정능력이 부족하다'는 답변은 69.9%(매우 부족 45.0%·대체로 부족 24.9%)로, 2월 조사 때의 60.1%보다 9.8%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정권 심판론이 강력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겨우 0.73%포인트 차 박빙으로 이재명 후보를 눌렀다. 정치에 갓 입문한 윤 대통령의 국정능력에 대한 불안감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안감이 취임 이후 되레 커진 것이다. 대통령의 핵심 덕목인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대선 후보시절보다 부정적이라면 이는 지지율 반등을 꾀하려는 윤 대통령에게 심각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윤 대통령의 국정 이미지와 스타일이 ‘불안감을 준다’는 답변은 57.3%로 집계돼 ‘안정감을 준다(21.8%)’의 3배에 육박했다.
윤 대통령의 실제 능력을 논하기에 앞서 국가 최고지도자로서의 태도와 자세가 불안감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50.9%는 윤 대통령이 ‘오만하다’고 답했다. 반대로 ‘겸손하다’는 응답은 19.6%에 불과해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의 '소통능력'은 31.5%가 '충분', 66.5%가 '부족'이라고 답했다.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고 출근길 도어스테핑 등을 통해 언론과 빈번하게 접촉하지만 국민들은 소통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도덕성' 문제도 윤 대통령의 점수를 깎았다. '도덕성이 충분하다'는 응답은 35.3%로 '부족하다(60.5%)'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2월 조사에서 41.9%가 '충분하다'고 답변한 것에 비해 6.6%포인트 줄었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전문위원은 “국정운영에 대한 안정감, 리더로서의 안정감을 보여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도 취임 100일은 국정역량에 대한 불안함을 해소하는 과정이 아니라 악화시키는 과정이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