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아일리시, 내한공연서 예정에 없던 태극기 흔든 이유

입력
2022.08.16 06:00
4년 전 광복절에 첫 내한공연... "다시 공연하게 돼 감사"

15일 두 번째 내한공연을 연 미국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가 공연 중 태극기를 흔들었다. 광복절을 의식한 팬서비스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아일리시 측이 한국 팬을 위해 준비한 이벤트는 아니었다.

아일리시는 이날 저녁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6 빌리 아일리시’ 무대에 올랐다. 그가 지난해 5월 발표한 두번째 정규 앨범 ‘해피어 댄 에버(Happier Than Ever)’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열린 공연이었다.

아일리시는 공연 후반부 '해피어 댄 에버' 수록곡인 '로스트 코스(Lost Cause)'를 부르던 중 한 관객이 건넨 태극기를 걸쳐매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는 4년 전 아일리시가 신인 시절 첫 내한공연에서 한 관객이 건넨 태극기를 걸친 채 공연했던 것을 재현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아일리시의 첫 내한공연 역시 광복절인 2018년 8월 15일 열렸다.

당시 아일리시는 데뷔 미니앨범 'Don't Smile at Me'만을 발표한 상태로 온전히 자신의 곡만으로는 1시간 이상의 공연 셋리스트를 채울 수 없었던 신인이었다. 세계적인 히트곡인 'Bad Guy'가 수록된 첫 정규 앨범을 발표하기 전이었다.

첫 내한공연이 열렸던 서울 마포구 예스24 라이브홀은 약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이다. 이후 4년이 흐르는 사이 아일리시는 대형 음악 축제의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로 초청 받는 정상급 팝스타로 급성장했다. 이번 두 번째 내한공연에는 2만 명이 몰렸다.

아일리시는 이날 "4년 전 오늘 밤 서울에서 공연했다"며 "제가 다시 여기서 공연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태극기를 펼친 채 T자 모양무대를 이곳저곳 다니며 관객들과 소통했다. 아일리시는 공연 내내 "한국 팬들 정말 사랑한다"라며 국내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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