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녹조가 발생한 낙동강의 물이 농수로를 타고 논밭으로 퍼지면서 작물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11일 환경단체 낙동강네트워크와 경남 양산시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6일을 전후로 낙동강에 인접한 원동면 일대 논밭에 녹조가 관찰되고 있다. 해당 지역은 낙동강 물을 양수장에서 끌어올려 농업용수로 사용 중인 곳이다. 한 주민은 “논에 대는 물이 조금씩 녹색을 띄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심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이 물로 농사를 지어도 되는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환경운동연합이 이승준 부경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팀과 조사한 결과, 지난해 11월 녹조가 발생한 낙동강 물로 키운 쌀과 무, 배추에서 기준치의 15배가 넘는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 검출되기도 했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남세균(광합성을 하는 세균으로 과거에는 남조류로 불림)이 생산하는 독소로 간 손상과 복통, 구토, 설사 등을 일으킨다.
환경단체는 양수장 취수 지점이 낙동강 본류와 지천이 만나는 정체 수역에 위치해 있어 녹조 발생이 더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지난 9일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둘러본 결과 하천을 끼고 있는 6.6㎞ 구간 논밭 대부분이 같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토양 오염은 물론 농산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조속히 피해 농작물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녹조 저감시설 설치와 함께 물이 흐를 수 있도록 보 수문을 개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