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반지하 찾은 윤 대통령에…멘토 신평 "누추한 곳" 실언 논란

입력
2022.08.10 13:11
신평 변호사, 논란되자 "실언이고 제 잘못" 사과

대선 기간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가 9일 윤 대통령이 서울 신림동 침수 사망사고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두고 "누추한 곳에 잘 찾아갔다"고 말해 입방아에 올랐다. 논란이 되자 신 변호사는 하루 만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장문의 사과글을 올렸다.

신 변호사의 실언은 9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나왔다.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8일 자택에서 수도권 폭우 대처를 지시한 것과 관련 일부에서 비판이 일자 "경호 조치가 따르면 복구 업무를 방해하는 것"이라며 "그런 상황을 가지고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비판거리를 찾기 위한 비판이라 생각한다"고 윤 대통령을 감쌌다.

진행자가 8일 밤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하자, 신 변호사는 "오늘 수해 현장 중 사망사고가 발생한 누추한 곳에 가서 관계자들도 위로하고 아주 잘한 거 아니냐"라고 반문하며 문제의 발언을 쏟아냈다. 인터뷰를 이어가던 진행자는 질문 말미에 "아까 변호사께서 신림동 수해 현장 방문과 관련, 누추한 곳이라고 언급했는데 그 단어는 조금 그렇다. 적절하지 않다"며 정정했다.

신 변호사가 언급한 '누추한 곳'은 8일 폭우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이다. 윤 대통령은 다음 날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사고 현장을 찾았다.

방송 후 온라인에서 질타가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신 변호사의 '누추한 곳' 발언은 반지하에 살고 있는 서민들을 비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10일 페이스북에 '누추하다는 표현에 대한 사과'란 제목으로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그 표현은 자신에게 속하는 공간을 겸양의 뜻으로 말하는 것이지 거꾸로 그 공간을 찾아가는 사람의 수식어로 포함시키는 경우 거칠고 무례한 의미를 담은 것으로 비친다. 그런 면에서 실언이고 또 제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실언 논란이 알려지며 '대통령 멘토'로 자신이 소개되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윤 대통령의 멘토가 아니다. 대선기간 중 이런저런 조언을 한 것은 사실이나, 대통령 취임 후 그 통로를 저 자신이 스스로 끊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국정은 정식의 계통을 거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 아니겠나. 제가 비선의 하나가 된다는 것은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