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차기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면서 차기 전당대회가 가시화되자 본격적인 몸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조기 전당대회가 열렸을 때 당권 도전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까지는 적극적으로 고민하지 않았는데, 지금부터는 고민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다선 정치인이다. 그 사람의 정치 역사, 이력은 국민과 당원들이 더 잘 아신다"며 "정치인들은 언제나 몸이 풀려 있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김기현, 안철수 의원 등도 최근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공부모임 등을 열며 '몸풀기'에 나서고 있다.
당내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는 전당대회 시기와 관련해선 '조기 전당대회'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국정감사 기간을 피해서 빨리 하자는 게 몇 분들의 생각"이라며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정기국회 다 끝내서 하자고 얘기하는데, 그 중간에도 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그러면서 "주 위원장은 '관리형' 비대위원장으로서는 직무를 잘 수행할 것"이라며 "혁신은 선출된 권력이 제대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 비대위를 '혁신형'이 아닌 '관리형'으로 규정하고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을 강조했다.
비대위 전환에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힌 이준석 대표를 향해선 "뜻대로 안 될 때는 한 걸음 물러나 내려놔 보자는 말을 드리고 싶다"며 "이 대표도 당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파국으로 가는 것을 막고 내려놓지 않을까 마지막 기대를 해본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선 "인사가 만사(萬事)라고 하는데 상당히 '망사(亡事)'였던 게 맞다"며 "대표적인 게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여론조사 업체 한길리서치가 지난 6~8일 실시해 이날 공개한 차기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은 10.4%를 기록해 유승민 전 의원(23.0%), 이준석 대표(16.5%)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