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만들지 마라"...미·일 한목소리로 중국 압박

입력
2022.08.05 17:30
미·일,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서 양자 회담
일본 "중국 미사일 발사 중대한 문제"
미국, ICBM 시험 발사 미루며 긴장 관리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후 중국이 강도 높은 무력 시위를 벌이자, 미국과 일본이 국제 외교무대에서 밀착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다만 미국은 예정됐던 군사 훈련을 연기하는 등 미·중 갈등 수위 조절에도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미·일 밀착하며 중국 압박...하야시 "중국 미사일 발사 중대한 문제"

4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장관은 이날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 만나, 중국의 무력 시위를 비난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하야시 외무장관은 “중국의 탄도미사일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포함한 일본의 근해에 낙하한 건 우리나라 안보와 국민의 안전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라며 중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양국 장관은 앞서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과 함께 미국·일본·호주 3개국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중국의 군사 활동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협력을 증진하고 평화와 자유, 번영을 유지하는 ‘아세안 이니셔티브’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과 일본, 호주는 인도와 함께 대(對)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 회원국이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아세안 외교장관들과도 만나 중국에 대한 압박을 이어 갔다. 그는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 “중국이 위기를 만들어 내거나 공격적인 군사 행동을 위해 구실을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며 “(중국의 군사 활동이) 누구의 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중국과 갈등 수위 조절 노력도...ICBM 시험 발사 연기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온 미국은 이날 예정됐던 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등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을 관리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공군은 이번 주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시험 발사를 잠정 연기했다. 이번 시험 발사 연기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중국과의 추가 관계 악화를 피하기 위해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WSJ에 “이것은 오랫동안 계획한 시험 발사지만, 대만 주변의 중국의 행동을 고려해 오해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연기된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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