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는 주장에 동조하고 나섰다.
추 전 장관은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저학력, 저소득층에 국힘 지지자가 많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월소득 200만 원 이하 유권자 중 60% 이상이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한국리서치의 올해 3월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추 전 장관은 "실제로는 저학력, 저소득층에는 60대 이상 노년층이 많이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고령층이 주로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라면서도 "정치·사회적 현상 분석을 소득 기준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고, 세대 기준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유권자 수에서 절대적 다수라 하더라도 당장의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좇아 다니느라 다른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다"면서 "정치적 생각을 마비시키는 데 언론의 편향 보도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승자 독식의 선거제도 아래에서 선거결과의 피해를 고스란히 저소득층과 청년층과 노년층의 가난한 약자들이 당하고 있다"면서 "자신들을 외면하는 세력을 지지하는 이율배반적 투표조차도, 피해를 당하면서 사회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도록 그루밍(길들이기)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루밍이란 미성년 대상 성폭력의 한 방식으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어릴 때부터 접근해 피해자가 피해 상태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피해를 알아채더라도 회유하는 것을 가리킨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 재판에서도 피해자가 그루밍 상태에 놓였는지가 쟁점이 된 바 있다.
추 전 장관은 이재명 의원의 발언을 비판한 강훈식·박용진 두 의원에 대해서는 "젊음을 무기로 정치교체를 내세우면서 정작 말꼬리 잡는 소동을 벌이는 사이에 정치 혐오만 더 깊어질 것"이라면서 "빈곤의 본질을 탐구하고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궁리하지 않고 말 꼬투리로 본질을 물타기해 생각을 마비시키는 정치와 정치가는 필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의원은 추 전 장관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공유했다. 또 이날 인천 당원 간담회에서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 정치세력에 투표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이 있다. 안타깝지만 현실"이라면서 자신의 발언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재미있자고 한 이야기를 조금만 삐끗하면 침소봉대해 본질과 다른 이야기들을 만들어내 요즘 말하기 불편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