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달아 지나간 2개의 태풍이 뜨거운 수증기를 한반도에 불어넣으며 3일까지 전국에 비가 오락가락 내릴 것으로 보인다. 비로 더위가 식는 대신 습도만 높아져 한증막 같은 끈적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와 9시 제5호 태풍 '송다'와 제6호 태풍 '트라세'가 각각 열대저압부로 약화됐다.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초속 17m 미만이면 열대저압부, 초속 17m 이상이면 태풍으로 구분한다.
태풍이 지나가면서 불어넣은 수증기는 보통 큰 비로 이어지지만, 이번에는 전국 곳곳에서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 상층부에 자리한 뜨겁고 건조한 공기 때문이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대기 하층부에는 태풍이 약화하면서 수증기가 유입됐지만, 상층부에 건조하고 뜨거운 공기가 자리잡고 있어 비구름대가 자라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비가 내리다가도 금방 그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풍에 의한 비는 3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 2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강원영서·충남권·충북북부·전남동부남해안·경남서부남해안·지리산 부근·제주도(남부, 동부, 산지)의 경우 30~100㎜이고, 그 밖의 지역은 10~60㎜이다. 비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2일 그치겠으나, 수도권과 강원영서, 충청북부는 3일 오전까지 더 내릴 전망이다.
태풍이 밀어넣은 수증기에 오락가락 비가 더해지면서 습도가 올라 한증막 같은 날씨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체감온도가 33도 이상 오르는 등 전국적으로 열대야가 나타날 전망이다. 다만 태풍의 영향에서 벗어나더라도 더위가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 예보분석관은 "열대저압부로 바뀐 태풍이 사라지더라도 빈자리를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메우면서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부 지역에 소나기가 내리고, 나머지는 폭염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