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계열 원로 정치인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 후보로 나선 3인 후보에 대해 "정책 개혁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박 전 원장은 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민주당의 분위기는 이제 '어대명'을 넘어서 확대명, 확실하게 대표는 이재명이다"라면서 이재명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경쟁에서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이 의원을 향해서는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차기 대권 후보들 선호도에서 지금 압도적으로 1등 아니냐"면서 "여유를 가지고 정책 개혁에 대한 문제를 얘기해야지, 디테일에 매여서, 법카에 매이고, (자살한 사람이) 자신과 상관없다며 '무당 나라냐' 하는데 이런 식으로 하면 자기 늪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이재명 후보가 자기 진위가 언론에 의해 왜곡됐다고 얘기하던데,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 탓하는 사람치고 잘되는 것 없으니 그럴 필요가 없다"면서 "정책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이 이렇기 때문에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가 잘할 수 있도록 도울 건 돕고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하겠다고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의원과 경쟁하는 강훈식 의원과 박용진 의원을 향해서도 "여기야말로 내부 총질이다"라면서 쓴소리를 했다. 박 전 원장은 "가능하면 이재명 의원과 정책적 대결을 해야 한다. 당대표가 되면 당을 어떻게 혁신하고 개혁할 것인가, 당면한 내년 공천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윤석열 정부하고 어떤 입장을 가질 것인가, 이런 정책과 개혁의 모습을 국민한테 보여야지 입만 벌리면 어대명, 이재명은 안 된다고만 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지난 27일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떨어진 것을 언급하면서 당과 정부,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을 주장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을 포함한 지도부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높게 평가했다. 그는 "권 대행이 윤석열 대통령 측근답게 비대위로 가는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 "누군가는 '내 잘못입니다' 하고 나와야 대통령이 산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실과 내각에서도 국정 난맥의 책임을 지는 인적 쇄신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내각과 대통령실이) 안 바뀌니까 당에서 먼저 한 것이다. 대통령 눈치나 보고 있는 내각이나 대통령실이 제 구실하고 있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을 향해서도 "최소한 내각과 대통령실의 인사 범위라도 얘기하시고 휴가 중에 정국 구상을 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인적 쇄신의 범위로는 대통령실의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비서관을 책임이 있는 인물로 지목했다. 내각에선 '만 5세 조기취학'을 내세운 박순애 교육부총리와 경찰국 설치로 경찰의 반발을 부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거론했다. 박 전 원장은 "국민의 의사도 제대로 수렴 없이 (정책을) 대통령에게 보고해서 얼마나 문제가 많았나"면서 "이 정도는 경질해 줘야 국민들이 감동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