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준비 다 됐다”…복귀 초읽기 ‘테스형’의 확신[인터뷰]

입력
2022.08.0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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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IA의 ‘테스형’ 소크라테스 브리토(30)가 '안면 사구' 악몽을 털고 한달 만에 돌아온다. 7월초 코뼈 골절 이후 재활과 실전 감각 조율을 거쳐 8월 첫째 주 1군에 합류할 예정이다. 다시 야구장에서 중독성 있는 멜로디의 응원가를 들을 생각에 소크라테스는 벌써부터 설레어 하고 있다.

7월 30일 전남 함평 KIA챌린저스에서 만난 소크라테스는 “돌아갈 준비가 다 됐다”고 힘줘 말했다. 29일 퓨처스리그(2부) 삼성전에서 지명타자로 출전해 부상 이후 첫 실전을 치렀고, 이튿날에는 중견수 수비도 소화했다. 소크라테스는 “그라운드에 돌아왔다는 자체가 정말 좋다”면서 “타석에서 타이밍 등 전반적인 느낌도 괜찮았다”고 설명했다.

7월 2일 인천 SSG전에서 상대 선발 김광현의 공에 얼굴을 맞고 쓰러져 출혈까지 있었던 소크라테스는 코뼈 수술이 불가피해 한달 가량 자리를 비웠지만 언제나 동료들의 마음 속에 있었다. KIA 선수들은 안타를 칠 때마다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시옷(ㅅ)자’를 만드는 세리머니를 했다. 이는 소크라테스 응원가가 나올 때 팬들이 취하는 동작이다.

‘별들의 잔치’ 올스타전에서는 소크라테스가 부상으로 빠졌는데도 그의 응원가가 경기 중에 울려 퍼졌다. 올스타에 뽑힌 팀 동료 양현종 나성범 황대인 류지혁이 그라운드로 나가 관중 앞에서 응원가 동작을 따라 하며 소크라테스의 쾌유를 기원했다.

소크라테스는 “동료들이 나에 대한 믿음을 나타내는 세리머니를 펼친 것 같아 기뻤다”면서 “올스타전도 계속 TV 중계로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 응원가에 맞춰 동료들이 깜짝 행동을 하고, 팬들도 잊지 않고 응원해줘 소름 돋았다. 전혀 예상을 못했던 일이라 더 행복했다”고 돌이켜봤다.

올스타전 당시 김광현이 사과의 절을 올린 것도 봤다는 소크라테스는 “이미 사구를 맞은 경기 당일에 전화 와서 사과를 받았는데 재차 미안함을 표현하니까 ‘나를 존중해 주는구나’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앞서 김광현은 공을 맞힌 경기 당일에 소크라테스에게 사과했고, 소크라테스는 “경기 중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까 괜찮다”고 화답했다.

사구 후유증은 없다고 했다. 미국에서 뛸 때도 상대 투수 공에 손을 맞아 골절된 경험이 있고, 머리에 맞은 적도 있었지만 두려움 없이 이겨냈다. 소크라테스는 “야구를 하다 보면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며 “공이 무섭다면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구로 의도치 않게 얻은 것도 있다. 선수단은 코 수술을 마친 소크라테스를 보며 “더 잘 생겨진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소크라테스는 “내가 원래 잘 생기긴 했다”면서 “그냥 기분 좋게 해주려고 하는 말 아니겠나”라며 웃었다.

KIA 타선에서 소크라테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76경기에서 타율 0.332에 11홈런 4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4를 기록했다. 중견수 수비 또한 일품이다. 김종국 KIA 감독을 비롯해 동료들과 팬들이 그의 복귀를 오매불망 기다린 이유이기도 하다.

소크라테스는 “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예전 경기 영상과 응원가가 나오는 영상들을 보내줬다. ‘보고 싶다.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도 많이 받았다”며 “덕분에 빠른 복귀를 위한 동기부여가 됐고, 큰 에너지를 얻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함평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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