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6 판매 가격 5,450만원 확정…"전기차 보조금 100% 받는다"

입력
2022.07.2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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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6 경제성 트림 '이라이트' 신설
스탠다드 5,400만 원, 롱레인지 5,450만 원부터
현대차 "금리·물가 상승 고통받는 국민 부담 줄이자"
28일 예정됐던 사전계약 8월 이후로 연기



올 하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 최대 기대주인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6'가 보조금을 100% 받는다. 당초 6,000만 원 안팎의 가격이 예상됐지만, 현대차가 최근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을 위해 5,500만 원 미만의 '경제형 트림'을 추가한 덕분이다. 이에 따라 아이오닉6는 올해 판매 목표인 1만2,000대 초과 달성은 물론, 하반기 전기차 시장 '독식'도 기대된다.

27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현대차 내부 문서에서 따르면 아이오닉6 가격은 △스탠다드 모델 5,400만~5,450만 원 △롱레인지 모델 5,450만~6,450만 원으로 책정됐다. 당초 아이오닉6 롱레인지 모델은 익스클루시브, 익스클루시브 플러스, 프레스티지 3개 트림(등급)으로 운영할 예정이었지만, 불필요한 옵션을 제외하고 경제성을 높인 '이라이트' 트림을 추가했다.


아이오닉6 전 모델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대상…"국민 부담 줄이자"


이에 따라 아이오닉6는 스탠다드·롱레인지 모델 모두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게 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판매 가격 5,500만 원 미만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100% 지급한다. 5,500만~8,500만 원 미만의 전기차는 보조금 50%를, 8,500만 원 이상인 전기차는 보조금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한다. 현재 국내에서 전기차 보조금 100%를 받는 차량은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니로 EV'뿐이다. 수입 전기차는 모두 5,500만 원을 넘고, 다른 국산 전기차의 경우 에너지효율성(전비)이 낮아 100% 지급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업계에선 아이오닉6도 기본 가격이 5,500만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여파로 반도체, 원자재 가격이 상승, 기존 차량들도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또 한 등급 아래인 '아이오닉5'의 2023년형 가격(5,005만~6,135만 원)을 고려, 아이오닉6가 400만~500만 원가량 더 비쌀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현대차가 최근 몇 년간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제값받기' 운동을 펼쳐왔기에, '박리다매'를 고려한 가격 책정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현대차는 예상을 깨고 경제성 트림을 신설했다. 이에 대해 "더 많은 고객들에게 최신 전기차 구매 혜택을 주기 위해 가격을 최대한 저렴하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리 인상, 물가 상승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복심(腹心)'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전계약 28일에서 8월 이후로 연기


다만 고객들이 아이오닉6를 구매하는 시점은 조금 늦춰지게 됐다. 현대차는 직원들의 휴가 일정과 회사 내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 당초 28일로 예정됐던 사전계약을 8월 이후로 연기한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에게 최대한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내부적 검토가 필요해 사전계약을 연기하게 됐다"며 "일정 변경으로 혼선을 드리게 돼 죄송하고, 사전계약 일정이 확정되면 다시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달 14일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아이오닉6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두 번째 모델이다. 주력 모델인 롱레인지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77.4㎾h 용량의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 1회 충전 시 최대 524㎞를 주행할 수 있다. 전기소비효율(전비)은 6.2㎞/㎾h로, 국내 판매 중인 전기차 중 가장 뛰어나다.

아이오닉6는 제대로 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제공한다. 내비게이션 업데이트 수준에 머물렀던 기존 현대차 모델들과 달리, △전기차통합제어장치 △서스펜션 △브레이크 △스티어링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까지 OTA가 가능하다. 앞으로는 OTA로 배터리 성능 향상까지 가능하게 해, 항상 새 차를 타는 것 같은 느낌을 줄 것이라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아이오닉6는 오는 9월 정식 출시되고, 연말까지 1만2,000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 내년부턴 해외 시장에도 출시, 연간 5만 대 이상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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