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22일 정식 인가했다. 지난해 4월 일본 정부가 오염수 처리 방식을 해양 방류로 결정한 지 약 1년 3개월 만에 규제기관 승인 절차가 완료됐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뒤 바닷물로 희석해 방사성물질 삼중수소 농도를 기준치보다 낮춰 바다로 흘려보낼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일본에 우려를 전달하고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중국도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우리 전문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후쿠시마 원전 모니터링 태스크포스(TF)에 참여 중이고, 항만·연안과 연·근해 90여 개 지점에서 매월 방사능 모니터링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정도론 국민 불안을 해소하지 못한다.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일 뿐 아니라 광범위한 해양 오염 영향을 산발적 검사만으로 추적하기 쉽지 않다.
일본은 오염수 처리에 대해 주변국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은 데다 한국의 여러 요구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왔다. 회의나 브리핑에서 계획 설명만 계속할 뿐 우리 정부의 현장 조사 요청에는 묵묵부답이다. 3월 IAEA가 한국과 미국, 스위스 등의 전문가들과 함께 추가 분석을 위해 후쿠시마 현장에서 수집한 ALPS 처리 오염수는 아직도 보내주지 않고 있다.
해양 방류를 저지하려면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수밖에 없다. 예전 같지 않은 국제사회의 관심을 되돌리고, IAEA가 내놓을 최종보고서에 우리 입장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방류 위험성을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도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 정부는 오염수 방류가 우리 해역에 미칠 영향을 검증하는 시뮬레이션을 고도화해 연말까지 1차 결과를 내겠다는데, 너무 더디다. 도쿄전력은 내년 봄 방류를 시작할 태세다.
일본은 자국민들마저 반대하는 오염수 방류 계획을 이제라도 철회하기 바란다. 바다로 들어간 미량의 방사성물질이 미래에 어떤 위협이 될지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