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8월 초 한국을 방문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이은 미 권력서열 3위 인사다. 그의 방한은 2015년 4월 이후 7년 4개월 만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펠로시 의장은 내달 초 하원의원 대표단을 이끌고 일본·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순방에 나설 예정이다. 여기에 당초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그의 '대만 방문'을 놓고 중국이 극렬히 반대하고 바이든 대통령마저 만류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정부 관계자는 22일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미 행정부 내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지만 그와 무관하게 한국을 찾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홍콩 민주화 △신장위구르 인권탄압 △베이징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등 중국이 민감해하는 현안마다 목소리를 높이며 시진핑 주석을 자극해왔다. 따라서 그가 대만 대신 한국을 찾는다면 미중 관계의 파국을 피하면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펠로시 의장은 윤 대통령과 김진표 국회의장, 박진 외교부 장관 등을 두루 만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4월 방한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정의화 국회의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나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이 사과나 분명한 언급을 해야 한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펠로시 의장은 2007년 미 하원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 통과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로마 주요 20개국(G20) 국회의장 회의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한국에 또 가보고 싶다, 우리 집에 한국에서 사온 기념품이 가득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윤 대통령 취임에 앞서 4월 한국을 찾으려다 코로나19에 확진돼 일정을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