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 빠른 '켄타우로스' 2주전 이미 침투...지역사회 퍼진 듯

입력
2022.07.2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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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인도에서 들어온 30대 외국인
청주시 거주, 확산 가능성 고조
첫 확인 인천 60대보다 앞선 사례

오미크론 하위 변이 중 현재까지 가장 전파속도가 빠르고 면역 회피 특성이 강하다고 알려진 BA.2.75(일명 켄타우로스) 감염 사례가 추가로 확인됐다. 이달 5일 국내로 들어와 7일 확진된 30대 외국인이고, BA.2.75 검출 시점은 입국 이후 15일이나 지난 뒤였다. 이미 지역사회에 BA.2.75가 퍼졌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켄타우로스' 최초 확진자는 누구인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전날 국내에서 BA.2.75 감염 환자 1명이 충북에서 확인돼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국내에서 BA.2.75 바이러스가 검출된 확진자는 2명이 됐다.

추가 확진자는 이달 5일 BA.2.75의 진원지 인도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고 이틀 뒤 거주지인 청주시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7일간의 자가격리 의무가 해제된 뒤 18명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1명은 지난 14일 확진돼 방역당국이 변이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4일 인천에 거주하는 60대 남성이 BA.2.75 국내 첫 확진자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최근 해외를 다녀온 적이 없어 지역사회 전파로 BA.2.75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 60대 남성의 확진 시점은 이달 11일이어서 30대 외국인이 4일 먼저 확진된 셈이다. 첫 확진자가 해외여행 이력이 없어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됐는데, 앞선 시기에 확진자가 존재했다는 것이 확인됐다. BA.2.75가 이미 확산됐을 개연성이 커지는 대목이다.

30대 외국인이 입국 이후 15일, 확진 뒤 13일 만에 변이가 확인된 것과 관련해 방대본은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해 전장유전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지자체들이 보낸 검체 도착까지 보통 2, 3일 소요되고 주말과 휴일을 포함하면 길게는 10일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방대본 관계자는 "추가 확진자의 경우 검체 도착까지 7일, 분석에 7일이 소요됐다"며 "전장유전체 분석법의 특성상 다른 나라도 보통 2주 이상 걸리는 건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변이에 백신은 안 통해도 치료제 효능은 유지

BA.2.75와 국내에서 우세종이 된 BA.5 등 하위 변이에 대해선 기존에 개발한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치료제는 변이에도 효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코로나19 치료제 모두 세포 수준에서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 BA.4, BA.2.3, BA.12에 대해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능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연구원은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주사제 베클루리주를 대상으로 효능 평가를 했다. 이어 BA.2.57에도 치료제 효능이 유지되는지 추가 실험을 진행 중이다. 세포 수준 평가의 신뢰도에 대해 권 원장은 "확진자에게 적기에 투여하면 마찬가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 속에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7만1,170명으로 집계됐다. 3일 연속 7만 명대다. 위중증 환자는 107명으로 지난달 11일 이후 처음 100명을 넘었다. 누적 확진자는 1,900만9,080명(해외 유입 4만550명)이 됐다.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년 7개월 만에 1,900만 명을 돌파했다.

김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