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우주산업에 이어 미래 먹거리로 찍은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21일 한화에 따르면 영국에서 19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항공·방산 전시회인 판버러 국제 에어쇼 현장에, 한화는 부스를 마련하고 UAM 시장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UAM은 도심에서 수직 이착륙 등이 가능한 개인형 항공기로, 국토교통부가 2040년까지 약 730조 원 시장(국내 시장 13조 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대표적 차세대 이동 수단이다.
한화 측은 이번 에어쇼 현장에서 세계적 모빌리티사와 세 건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으며 UAM 사업 확장을 공식화했다. 항공기체 공동 개발부터, 서비스 발굴, 내부 부품 양산 등 다방면으로 UAM 사업 추진에 나선 것이다.
우선 ①한화시스템은 미국 방산·우주항공 기업인 허니웰과 미래형 항공기체 체계 공동개발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허니웰이 UAM 활용을 위해 현재 개발 중인 1세대 미래형 기체(eVTOL)와 자율 비행 및 장시간 비행이 가능한 2·3세대 기체 개발 등을 함께 하자는 내용이다. 또 국내외 시장에서 손을 맞잡고 UAM 신규 서비스 발굴과 수요 창출에 힘쓰기로 했다.
또 ②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프랑스 대표 우주 항공 및 방산 기업 사프란 그룹과 군·민수 분야부터 미래 우주·모빌리티 산업까지 사업 협력을 강화하는 MOU를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외에도 ③영국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와 공동협력의향서를 맺고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 'VX4'에 들어가는 핵심 구동장치인 전기식 작동기를 공동 개발·양산하기로 뜻을 모았다. 버티컬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VX4 개발에 나섰으며 이미 글로벌 항공 운항 업체들로부터 1,400대 이상 수주 받은 상태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은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글로벌 UAM 시장에서 전략적 파트너로 지위를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한화는 UAM 사업에 지금까지 2,116억 원을 투자하며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동완 한화시스템 UAM 사업부장은 "글로벌 UAM 밸류체인에서 주도적 위치를 선점하도록 기체개발·버티포트·교통관리 서비스 개발 등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글로벌 우주항공 산업 메이저 플레이어들과 함께 각 사의 강점을 활용해 UAM 시장에서 새로운 융합형 사업 기회를 찾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기업들도 '하늘을 나는 전기차'로 불리는 개인 이동수단인 UAM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사업 선점을 위해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와 UAM 공동 연구 등을 위한 MOU를 최근 맺은 것도, SK가 USM 교통관리서비스 통합 사업자로 나선다며 주요사업으로 꼽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정기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UAM 연구부 팀장은 "UAM이 머지 않은 시점에 세계적 게임체인저가 된다는 데 전 세계적으로 이견은 없다"며 "한국은 UAM과 연관된 정보통신(IT) 기술과 대중교통, 통신망, 반도체 등이 잘 갖춰져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