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가끔 자신이 알고 있는 표기가 사전에 등재된 표기와 다른 경우를 마주칠 때 의아하게 생각한다. '구레나룻'의 표준 표기를 '구렛나루'로 생각하는 경우가 그중 하나다. 구레나룻이 사전에 등재된 표기라고 학습하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구렛나루, 구렛나룻을 표준 표기로 생각한다.
구레나룻은 역어유해(1690년)의 '구레나릇'에서 그 원형이 보이는데 20세기 초에 현재의 표기 형태로 정착되었다. 1950년대 이후 구렛나루나 구렛나룻으로 쓰이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여 현재는 표준 표기와 비표준 표기가 공존한다.
비표준 표기 '구렛나루'는 표준 표기의 '구레'와 '나룻' 사이에 사이시옷이 들어간 것처럼 보이는데 왜 등장했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다만 '배레나룻'이라는 신조어의 쓰임에서 약간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아랫배에서 수염처럼 잇따라 길게 난 털'이라는 뜻으로 '배'와 구레나룻이 합쳐진 '배레나룻'은 새롭게 만들어진 말로 표준 표기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쓰이는데, 배렛나루, 배렛나룻 등으로 다양한 쓰임이 확인된다. 이런 쓰임은 사람들이 발음과 표기가 익숙하지 않거나 어원을 알 수 없을 때 다른 표현에서 유추하거나 규칙을 과도하게 적용하여 형태를 교정하는 현상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구레나루가 구렛나루로 된 것은 표기와 발음의 선후 관계를 알 수 없지만 발음에 'ㄴ'이 첨가되어 중간에 사이시옷을 넣어야 되는 것으로 과도 교정한 결과가 아닌지 생각된다.
앞으로도 '구레나룻'과 '구렛나루'가 공존하는 언어생활이 지속될 것이다. 단어의 변화 방향이 어떻게 될지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변화 과정을 관찰하는 일은 언제나 흥미진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