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런 걸 믿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은근 많다. 음양오행, 별자리, 심령사진, 지구공동설 등 황당하고 기묘한 이야기를 믿는 이들 말이다. 그런 이들에게 ‘우리 모두는 조금 이상한 것을 믿는다’를 권할 만하다. 과학의 관점에서 25가지 괴담과 미신의 실체를 벗겨낸 책이다. 아직도 지구가 평평하다고 우기는 지구평면론자, UFO에 집착하는 외계인 신봉자, 사후 세계를 경험한 임사체험자 얘기에 킬킬거리고 웃다가도, 성격 유형 검사(MBTI)나 음이온 이야기에선 뜨끔해지게 한다.
다행히도 저자들은 친절하다. 우리가 이상한 이야기를 믿는 건 덜떨어지거나 덜 계몽되어서가 아니라고. 원래 사람 마음은 이상한 믿음에 취약하게 설계됐다고. 불확실한 정보에서 ‘패턴’을 찾아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은 상대성 이론이나 양자역학 같은 위대한 과학적 성취를 가져오기도 했다고 말이다.
물론 아닌 건 아닌 거다. 일단 MBTI는 문제가 많다. 인간은 너무나 복잡한 존재여서 몇몇 특성으로 성격을 단순하게 나눌 수 없다. 가령 MBTI는 사람을 외향형과 내향형으로 나누지만, 딱히 외향적이지도 내향적이지도 않은 중간인 사람이 훨씬 많으니 자기가 어떤 성향인지 고민하지 말자.
심심풀이 검사에 뭐 그리 정색하냐고? 내가 스스로 어떤 사람이라고 믿으면, 실제 그런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자기 실현 예언’은 효과가 있다. 근거가 빈약한 성격 검사로 자신을 틀 안에 가두지 말자는 얘기다. 일부 기업들이 MBTI를 채용에 활용하는 것도 쓸데없는 짓이다.
추가로, 휴대폰 전자파가 암을 유발한다는 정보도 괴담이다. 음이온 효과는 가짜이니 돈 쓰지 말자. 외계인은 존재할 확률이 높은데, 지구까지 여행 오는 건 불가능하다. 제임스 웹이 거대한 우주의 경이로움을 보여주는 시대에, 해님과 달님(음양)으로 삼라만상을 설명하는 주역은 그냥, 믿거나 말거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