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에 제주도까지"...초선 무안군의원 잇따른 연수에 주민들 '부글부글'

입력
2022.07.19 16:23
주민은 삼중고인데, 민생은 뒤로


지난 1일 임기를 시작한 전남 무안군의회 초선 의원들이 본의회는 뒤로 한 채 인천 백령도에 이어 제주도로 연수를 떠나 구설수에 올랐다. 이들이 무안공항이 아닌 광주공항을 이용한 사실까지 알려져 비판이 커지고 있다.

19일 무안군의회와 주민 등에 따르면, 군의회 9명 중 초선 의원 7명은 지난 18일부터 2박 3일(18~20일)간의 일정으로 제주도에서 '2022년 하반기 의원 및 공무원 의원실무 전문교육'을 위한 연수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연수에서 조례 입법과 예산결산심사, 행정사무감사 등의 의정 실무 교육을 받는다. 연수 예산은 동행한 의회사무과 직원 4명의 비용까지 포함해 1,230여만 원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시찰에는 비자림 탐방 등 관광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초선 군의원 7명 중 6명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민주평통 무안군협의회 자문위원 백령도 연수에 동행했다. 무안군 예산 4,000만 원이 투입된 이 연수는 군의회에서 꼼꼼하게 살펴야 하는 보조금이 지급됐는데, 일반인 3명이 동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연수에는 1명당 100만 원 가량이 소요됐다.

이에 대해 무안 주민 A씨는 "농민들은 양파와 쌀값 하락 등으로 불안에 떨고 있고, 지속되는 가뭄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으로 군민은 삼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한달 전에 변화와 혁신을 내걸며 표를 요구했던 초선 의원들이 민생을 뒤로하고 여행의 맛부터 보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민 B씨는 "무안국제공항이 2년 넘게 폐쇄됐다가 이달에 재개가 됐는데, 공항 활성화에 나서야 할 군의원들이 지역 공항은 외면하고 광주공항을 이용한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질타했다.

군의회 관계자는 "연수 날짜를 맞추다 보니, 무안공항을 이용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연수는 초선 의원들이 의회 전반에 걸친 실무를 익히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무안=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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