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민생 안정의 핵심인 주거안정과 주거복지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을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원 장관으로부터 독대 형식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원 장관은 보고 직후 브리핑을 열어 대통령 지시사항을 설명했다. 우선 윤 대통령은 다음 달이면 임대차 3법 시행이 2년 차로 접어들면서 전셋값이 폭등할 우려가 나오고 있어 각별히 챙길 것을 지시했다. 원 장관은 "대통령께서 8월에 갱신이 안 되는 임대차 거래가 나와 가격 불안과 매물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상세하게 질문을 했다"면서 "문제가 생길 경우 대통령실에 보고해달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수도권 장거리 출퇴근 불편 해소를 위한 GTX 등 교통망의 시급한 확충도 강조했다. 특히 원 장관은 "대통령께서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보지 못했으나 거기에 담겨 있는 메시지는 받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나의 해방일지'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삼남매가 서울로 출퇴근하는 일상을 그린 드라마다.
원 장관은 "GTX-D·E·F 노선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으면 임기 내에 예타 정도만 할 수 있다"면서 "윤 대통령은 국민들의 절박함을 봤을 때 1, 2년 앞당기라고 했다"고 말했다. "출퇴근 시간을 자신과 가족을 위한 삶의 시간으로 돌려주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심야 택시난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도 주문했다. 원 장관은 "국토부가 과도한 규제 권한을 가지고 정치화되고,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나 집단행동에 일반 대중교통 이용자인 국민들이 볼모가 돼있는 건 아닌지 검토하라고 당부했다"면서 "국민 편의와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을 통해 집을 산 뒤 최근 금리상승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2030세대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국가가 안아야 한다"며 대책을 주문했다고 한다. 원 장관은 "영끌, 빚투했던 것은 결국 짧게 보면 전 정권, 길게 보면 한국사회 전체가 청년을 그렇게 몰아갔기 때문에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방관자적 자세가 아니라 국가가 두텁게 안아줘야 한다고 대통령이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에 국토부는 디딤돌 대출, 주택 기금 등의 금리 부담을 줄일 대책을 추진하고, 금융위원회와 논의해 금융 고통지수 완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