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 첫 발’ 미래노동시장연구회 출범...역할 수행 가능할까 우려도

입력
2022.07.1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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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주52시간 근무제와 임금체계 개혁' 방안을 논의할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18일 출범했다. 앞서 지난달 고용노동부는 연장 근로시간을 주 단위에서 월 단위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을 공개하면서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회를 만들어 구체적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영·경제·법학 등 학계 교수 12명으로 구성된 이 연구회는 4개월간 근로시간과 임금체계 개편 방안에 대해 논의해 정부에 정책 권고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연구진 구성의 편향성, 4개월이라는 부족한 연구 시간, 한정된 논의 범위 등으로 '명분쌓기용 들러리 연구회'가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미래노동시장 연구회 출범... "들러리" 지적 계속

고용부는 이날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미래노동시장 연구회 킥오프 회의를 열었다. 연구회는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권혁 부산대 교수, 김기선 충남대 교수, 김상호 경상대 교수, 김인아·박철성·이상민 한양대 교수, 송강직 동아대 교수, 엄상민 경희대 교수, 이정민 서울대 교수, 전윤구 경기대 교수,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 등 12명으로 꾸려졌다.


미래 노동시장의 근로시간과 임금 체계를 바꾼다는 점에서 연구회의 책무가 크지만, 시작부터 우려가 크다. 연구 기간이 4개월로 한정적인 데다가, 개혁 방향이 이미 △근로시간 유연화 △보상 시스템 기반의 임금체계로 제시됐고, 정부가 지난달 관련 세부 정책까지 발표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연구회에 참여한 권순원 교수는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간사로 지난달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업종별 차등 적용 연구를 정부에 맡기자고 주장해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정부가 노동 정책의 입장을 이미 냈는데, 반대되는 연구결과를 내놓으면 수용하겠냐"면서 "(정책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들러리, 형식적 연구회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진 노동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년 전 4차 산업혁명이 유럽에서 논의될 때 프랑스는 3년간 논의하는 등 중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면서 "4개월 동안 할 수 있는 것은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자들이 의견을 개진하는 것뿐이라, 형식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장 목소리, 미래 의제 충분히 담길까" 의문도... 고용부 "문제 없다"



연구진이 전부 교수이고, 사용자·노동자 등 당사자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장 목소리를 수렴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참여연대 이경민 사회경제2팀장은 "보통 위원회에는 당사자를 대표할 위원들이 포함되는데, (이번에는) 정부가 지정한 교수들로 구성되면서 누가 누구를 대표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면서 "(경영·경제학 교수들이 포함된 사용자 측과 달리) 노동자의 목소리가 들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연구회의 이름과 달리 '미래' 노동시장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플랫폼 노동시장의 발달이나 기후위기와 같은 미래 의제에 대한 연구 경험이 있는 학자들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외부 발제자로 노사를 초청할 수도 있고, 연구진이 직접 현장을 찾거나 토론회 등을 개최할 계획도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활동기간 연장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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