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급발진 탈 날라... 자이언트 스텝, 대세 굳히기?

입력
2022.07.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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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위원들 "0.75%P 인상도 거대해"
인플레지표 호전, 1%P 인상 가능성 낮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약 열흘 앞두고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다시금 힘을 받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블랙아웃 이전 연준 위원들이 1%포인트 인상에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블랙아웃은 FOMC 회의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들이 통화 정책에 관해 침묵하는 기간이다. 이번달은 16일부터 시작됐다.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는 14일 아이다호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0.75%포인트 인상도 거대한 것"이라며 "1%포인트 인상(일명 '울트라 스텝')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를 뚫으면서 울트라 스텝 전망이 급부상했으나 여기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WSJ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등 다른 관계자들도 "가파른 금리 인상이 불필요한 경기 침체를 부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WSJ는 지난달 자이언트 스텝 이후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폭락했고 장기 채권 수익률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WSJ는 미국 경제학자 62명을 대상으로 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 49%가 '1년 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점쳤다'고 덧붙였다.

최근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들이 호전된 것도 울트라 스텝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15일 미시간대가 발표한 12개월 기대인플레이션(예비)은 5.2%로 전월 확정치 대비 0.1%포인트 낮아졌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도 3%대에서 2.8%로 떨어졌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저치다. 소비자태도지수도 시장 예측(49.9)이나 전월 확정치(50)에 비해 나아진 51.1로 예상됐다.

금리 정책 동향을 가늠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도 이날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71.5%로 제시했다. 미국 CPI 발표 직후 77.4%로 치솟았던 울트라 스텝 확률은 이날 28.5%에 불과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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