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도, 개혁 보수도" 싸잡아 비판한 홍준표..."갓 출범한 尹 정권인데"

입력
2022.07.17 16:51
홍준표 대구시장 연이어 쓴소리
"개혁보수 내세워 박근혜 정권 데자뷔 만들려"
"윤핵관 행태도 짜증 나는 무더운 여름날"

국민의힘 당 내홍과 관련해 연일 쓴소리를 내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번에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과 '개혁보수'라 불리는 의원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출범 2개월밖에 안 된 윤석열 정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0%대에 머무를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지지율도 떨어지고 있어서다.

홍 시장은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갓 출범한 윤(석열) 정권이 갈팡질팡하면 도와줄 생각을 해야지 또 개혁적 보수를 내세워 박근혜 정권 데자뷔를 만들려고 하나"라고 썼다.

이는 '개혁 보수'를 거론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 때문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전날 부산에서 개최한 자신의 책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쳐라' 북콘서트에서 "이준석 대표의 개인 문제를 떠나 우리 당이 '도로 새누리당',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시절로 돌아가면 당이 망하는 길"이라며 "국민들이 대부분 원하는 헌법 가치를 지키는 '개혁 보수'의 길로 가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수정당의 근본적인 이념·철학·가치부터 새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이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를 꺼내들었다. 그는 "보수면 보수지 무슨 개혁적 보수가 있고 반개혁적 보수가 있나. 개혁적 보수 내세워 박근혜 정권 탄핵하고 문재인 정권 세운 게 개혁적 보수였나"라며 "그래 가지고 5년 동안 이 나라가 어떻게 됐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윤핵관의 행태도 짜증 나는 무더운 여름날인데, 또다시 개혁적 보수 내세우며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사람들은 도대체 적군인가 아군인가"라며 "이 대표는 이제 그 근처에도 가지 마시라"고 언급했다. 이준석 대표에게 유 전 의원 측과 거리를 두라는 의미로 들린다.

한편 홍 시장은 전날에도 SNS에 "청년팔이 정치 좀 그만해라"라며 "자칭 청년대표로 나서서 설치고 있지만 나이만 청년이지 하는 행태가 기득권 구태와 다른 게 뭐가 있나"라고 했다.

이를 두고 여야 모두를 직격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있다. '성접대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 대표 문제와 함께 더불어민주당도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강행 논란으로 시끄러운 상황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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