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국회 밖 출마선언'... "성범죄엔 무관용·조국의 강 건널 것"

입력
2022.07.15 13:00
朴 "이재명, 이번은 쉬어야 차기 대선후보 돼"
출마자격 시비에 "반려 명분 충분하지 않다"
이동학 "적대적 공생 정치 바꿔야" 출마선언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썩은 곳은 도려내고 구멍난 곳은 메우겠다"며 "서민들의 한숨을 위로하고 따뜻한 용기를 불어넣는 그런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다양한 목소리를 더 잘 들을 줄 아는 열린 정당, 민생을 더 잘 챙기고 닥쳐올 위기를 더 잘 해결할 유능한 정당으로 바꾸기 위해 당대표 출마를 결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출마 자격이 없다"는 당무위원회의 판단에도 오는 17, 18일 후보 등록에 앞서 출마를 강행한 것이다. 국회 소통관이 아니라 국회 밖에서 출마 선언을 한 배경에는 자격 논란에 따른 만류에도 출마를 강행한 그에 대한 당내 차가운 시선이 반영돼 있다.


"성범죄 때문에 몰락... 엄격한 민주당 만들겠다"

박 전 위원장은 "위선과 이별하고 더 엄격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의 몰락은 성범죄 때문"이라며 "성범죄는 무관용으로 신속하게 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춰 다시는 민주당에 성폭력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조국을 넘지 않고서는 진정한 반성도 쇄신도 없다"며 "조국의 강을 반드시 건너겠다"고 힘줘 말했다.

당 쇄신 과제로 꼽히는 '팬덤정치'와 관련해서도 "강력한 팬덤이 장악하지 못하도록 당내 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며 "공직과 당직 선출에 민심을 더 반영하기 위해 국민 여론 비율을 높이겠다"고 제안했다. 강성 지지층이 보내는 욕설, 문자폭탄에 대해서도 강력한 제재를 약속했다.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제기한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을 의식한 듯 "아름다운 용퇴로 미래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해 달라고 선배들을 설득하겠다"며 "나이만 젊은 민주당이 아니라 생각이 젊은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출마, 당과 이 의원 모두 상처 받아"

가장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을 겨냥해선 "이번 전당대회는 쉬시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그래야 차기 대선에서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나오면 당도 그렇고 이 의원도 그렇고 상처를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당원 가입 6개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그의 전당대회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피선거권이 없는 박 전 위원장이 후보 등록을 하더라도 반려될 가능성이 크다. 박 전 위원장은 '후보 등록을 하더라도 반려되지 않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이) 반려할 명분이 충분하지 않다. 받아들여지리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후보 등록이 좌절된다면 앞으로 청년 정치를 위해 무엇을 할지 청년들과 함께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박 전 위원장은 다른 출마자들과 달리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국회에서 회견을 하려면 국회의원의 예약이 필요한데, 자격 시비가 있는 그의 출마를 위해 흔쾌히 회견 장소를 마련해줄 의원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한편, 이동학 전 최고위원도 이날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은 낭패를 보는데도 정치 기득권은 그대로 유지되는 적대적 공생관계의 정치를 바꾸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박세인 기자
강진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