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지사 "전남을 '남해안 남부권 메가시티' 중심으로"

입력
2022.07.1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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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5>김영록 전남지사
반도체·풍력 등 30조 규모 첨단산업 유치 목표
"DJ 이후 약해진 호남정신 복원해 시너지 낼 것"
산하기관장 인사에서 40대 이하 청년층 발탁
"인구소멸 대응 스마트 청년 농업인 1만명 육성"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김영록 전남지사는 전남도를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중심'으로 도약시킬 구상에 여념이 없다. 취임식이 열렸던 지난 1일 비전 선포식에서도 전남의 미래 100년을 위한 청사진을 내놓았다.

김 지사는 12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전남을 중심으로 '남해안 남부권 메가시티'를 건설해 한반도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남해안 남부권 메가시티'는 광주와 전남북, 부산·울산·경남을 아우르는 생활권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그는 최근 쌀값 폭락 문제와 관련해서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향후 4년간의 전남도정 구상을 들어봤다.

-전남을 '남해안 남부권 메가시티'의 중심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대한민국 경제수도는 수도권, 행정수도는 충청권으로 형성됐다. 이에 버금가는 '남해안 남부권'의 새로운 성장 거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광주와 전남북, 부·울·경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벨트가 필요하다. 특히 전남은 전북에서 제주까지 이어지는 초광역 해상풍력 산업과 우주·항공 등 미래 산업 생태계 구축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천혜의 자연경관과 해안도로 등 글로벌 해양관광벨트도 보유하고 있다."

-전남도만의 청사진이 궁금하다.

"우선 30조 원 규모로 반도체와 해상풍력, 우주·항공, 바이오·의약 등 '첨단·전략산업'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창출되는 일자리만 3만5,000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남해안 관광자원 활용을 위해 2023년까지 '전남 방문의 해'를 운영, 국내 관광객 1억 명과 해외 관광객 300만 명을 유치해 문화관광 융성의 시대를 열겠다."

-반도체 분야 유치에 각 지자체가 뛰어드는 분위기다.

"최근 시도지사 대통령 간담회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지사와 함께 '반도체 동맹' 참여 방안을 협의했고, '반도체 특화단지는 반드시 지방으로 와야 한다'고 건의했다. 반도체 산업 특화 단지는 비수도권에 짓고, 지방대에 관련 학과를 신설하고 정원을 늘리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를 더 구체화하기 위해 움직일 예정이다."

-호남권 전체의 협력도 중요한 변수가 될 텐데.

"김대중 전 대통령 퇴장 이후 호남을 묶을 수 있는 정치가 약화된 게 사실이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선 우선 '호남정신'을 복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가균형발전과 사회통합 등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미 가동 중인 호남권 정책협의회를 통해 반도체 특화산업단지 조성과 광주 군공항 특별법 제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상생 방안을 끌어내다 보면, 협력의 시너지가 호남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전남은 다른 지역보다 인구소멸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을 만들고자 한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에너지와 반도체 산업에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동시에 농업고교와 농업대학 졸업생을 중심으로 스마트 청년 농어업인 1만 명을 10년 안에 육성하겠다. 사회적으로는 제2의 김대중을 키워낼 수 있는 '호남청년 아카데미'를 활성화하고, 청년단체의 활동 공간을 넓힐 예정이다. 특히 산하기관장 인사에도 공모를 통해 새 인물을 적극 기용하고 40대 이하 청년층 발탁에도 힘을 쏟겠다."

-쌀값 하락이 심상치 않다. 전남은 재배 면적이 가장 넓은데.

"쌀값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장을 방문해 벼 재고 상황을 점검하고 도 차원의 지원 방안도 마련 중이다. 지역 출신 국회의원과 함께 쌀 수급과 가격 안정을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을 정부에 꾸준히 건의할 예정이다. 도내 22개 시·군 단체장들의 협력도 중요하다. 최근 한자리에 모여 상생을 다짐하는 협약식을 가졌다."

-호남 정치 소외론이 이어지고 있다.

"인구가 소멸되면서 호남지역 국회의원들도 줄어들고 있어 지역 이익을 대변할 목소리가 작아지는 게 현실이다. 여야 모두 정치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만 호남에 구애한다. 정부 차원에서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 안배 인사를 해야 한다. 민주당도 젊은 세대의 정치 참여를 더 보장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은 그렇지 않은 모습이다. 이제 당에도 쓴소리를 할 생각이다."


무안= 박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