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빅스텝에 경제단체 "경기 리스크에, 대출금리 상승 더해져 한계 상황"

입력
2022.07.13 16:30
"금리 인상 속도 조절 필요, 원화가치 안정 노력해야"
"대출만기 연장 등 적극적인 지원 정책 펴야"


경제단체들은 한국은행의 사상 첫 기준금리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행보에 대해 하나같이 우려를 나타냈다. 당장 환율 방어에는 도움은 되겠지만 현재 처한 국내외 경기 리스크에, 대출 금리 상승까지 추가돼 한계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며 당국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3일 입장문을 통해 "금리 인상은 높은 물가 상승, 미국 금리 인상 등에 대응하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급격한 인상으로 인해 기업들의 금융부담 급증으로 투자활동이 위축되게 됐다"며 "민간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경총은 이어 "한계 상황에 처해 있는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면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 규모는 약 3조9,000억 원(대기업 1조1,000억 원, 중소기업 2조8,000억 원) 늘 것으로 추산(대한상공회의소 분석)돼 상대적으로 매출 규모가 크지 않고 신용등급이 높지 않은 중소기업에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이날 논평을 내고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931조 원이고 이 중 개인사업자 대출이 437조 원에 달한다"며 "금리가 계속해서 인상된다면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처럼 건실한 중소기업도 외부 요인에 의한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고 실물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높아진 이자 비용 부담은 결국 수익성 악화로 연결돼 재무건전성 악화로 인한 한계기업이 속출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기중앙회는 "정부는 금융권에서 중소기업에 과도하게 불리한 대출 조건을 적용하지 않도록 자금공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 등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요청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가계와 기업의 금융 방어력이 취약하고, 실물 경제도 부진한 상황인 만큼 앞으로는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미국과의 금리역전 현상에 유의하면서 정부는 무역수지 흑자 전환 등을 통한 원화가치 안정 노력으로 금리 인상 부담을 완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는 "기업 대출금리가 상승해 투자와 제품 생산에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며 "정부가 정책금융 저리 대출을 통한 수출업계 지원을 고려해달라"고 요구했다.

박관규 기자
안아람 기자
김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