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왕’ 오승환(삼성)이 또 무너졌다. 지난 주말 볼넷을 남발하며 스스로 무너지더니 이번엔 아웃카운트 1개 못 잡고 연속 홈런을 맞아 패전을 떠안았다. 다잡은 경기를 놓친 삼성은 18년 만에 충격적인 10연패를 당했다.
삼성은 12일 수원 KT전에서 3-4로 역전패했다. 삼성이 10연패 수렁에 빠진 건 2004년 5월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무엇보다 이번 10연패는 프로야구 최강 마무리 오승환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뼈아프다.
삼성은 3-2로 앞선 9회말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오승환은 첫 타자 배정대와 승부에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더니 동점 솔로포를 맞았고, 다음 타자 앤서니 알포드에게도 끝내기 홈런을 허용했다.
프로야구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오승환의 최근 부진은 심상치 않다. 6월15일까지만 해도 17세이브로 나란히 16세이브에 그친 고우석(LG), 정해영(KIA)을 제치고 단독 1위를 지켜 사상 첫 불혹의 타이틀 홀더 탄생도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이후 세이브를 쌓는 속도는 더뎌졌다.
6월16일부터 이날 경기 전까지 고우석은 11경기에 나가 모두 세이브를 챙겨 단숨에 27세이브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오승환은 5경기에서 1세이브만 거뒀다. 성적도 오승환답지 않았다. 5.1이닝 5실점으로 평균자책점 8.44를 기록했다.
특히 9일 대구 SSG전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4점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올랐음에도 볼넷을 3개나 남발하며 밀어내기 등으로 3실점했다. 안정된 제구를 자랑하는 오승환이 한 경기에 볼넷 3개를 준 건 2009년 4월4일 대구 LG전 이후 13년 만이다.
그 충격이 얼마 가시지 않아 오승환은 또 무너졌다. 이번엔 홈런에 고개를 숙였다. 배정대와 알포드에게 연거푸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하며 팀의 연패 사슬을 끊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