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참의원 선거 유세 도중 총격으로 숨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장례식이 12일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비롯해 정·재계 주요 인사와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일본 교도통신 등은 아베 전 총리의 장례식이 이날 오후 1시부터 도쿄 미나토구의 사찰 '조죠지'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장례식에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 아베 전 총리가 수장이었던 자민당 최대 파벌 '세이와카이' 간부 등이 참석했다. 상주는 아베 전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맡았다.
고별식에선 아베 전 총리의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가 추모사를 낭독했다. 아소 부총재는 고인이 "외교에 관한 센스와 담력을 가지고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존재감을 높였다"며 "마음이 매우 아프다"고 말했다.
아키에 여사는 아베 전 총리를 회상하며 "그는 내가 아는 가장 좋은 사람이며 언제나 나를 지켜줬다"며 "정치가로서 아직 마치지 못한 일이 많지만, 씨를 많이 뿌렸으니 싹이 돋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2시 30분쯤 장례식이 끝난 뒤 아베 전 총리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는 그가 40년 가까이 정치 활동을 한 도쿄의 자민당 본부와 의원회관, 총리관저, 국회의사당 등을 돌고 화장장으로 향했다.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은 운구차 근처에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상주인 아키에 여사는 운구차에 탑승한 채 시민들을 향해 머리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전날 열린 쓰야(通夜: 친척과 지인들이 유족을 위로하며 밤을 새우는 행사)에는 정·재계와 외국 인사, 일반 시민 등 2,500여 명이 다녀갔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미·일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참석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259개 국가·지역에서 1,700건 이상의 조전을 받았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아베 전 총리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최고 훈장인 '다이쿤이킷카쇼케이쇼쿠'(大勳位菊花章頸飾)를 수여하기로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 훈장을 받은 총리는 4명뿐이다.
추후 기시다 총리가 장의위원장을 맡고 정부·자민당이 합동 주최하는 추도식도 열릴 예정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추도식 일정이 확정되면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끄는 고위급 사절단을 파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