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이나 편의점에서 파는 일반의약품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일동제약 아로나민씨플러스와 GC녹십자 파스 제놀쿨이 하반기 각각 10%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국민 감기약으로 불리는 판피린과 소화제 훼스탈도 약값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동아제약은 10월 1일부터 판피린큐액의 공급가를 12.5% 인상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판피린의 가격 인상은 2017년 9월 이후 5년 2개월 만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약국 및 소비자들을 고려해 가격 인상을 최대한 미뤄왔지만 원재료 및 인건비 등 지속적으로 비용이 상승해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961년 출시된 '감기약 1위' 일반의약품 판피린큐액은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아이큐비아의 감기약 부문 판매액 기준 2011~2020년 10년 연속 판매 1위를 지켰다. 약국에선 현재 20㎖짜리 5병이 든 상자를 2,500~3,000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지만, 10월부터는 여기에서 12.5% 오른 약 2,800~3,400원 수준으로 오른다. 이는 약국 공급가 기준 인상률로 소비자 가격은 약국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약국은 약사가 일반의약품 가격을 자율적으로 결정해 판매할 수 있어서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판피린큐액뿐 아니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의약품 판피린티정 역시 같은 달부터 비슷한 폭으로 인상된다. 가격 인상 폭은 편의점마다 다르다.
한독도 조만간 훼스탈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훼스탈 플러스와 편의점 전용 의약품인 훼스탈 골드의 편의점 판매 가격 모두 각각 400원씩 인상된다. 훼스탈 골드는 현재 2,300원에 팔리는데, 소비자가 기준 17.4% 뛴 2,700원으로 오른다.
제약사들이 3분기 일반의약품과 영양제의 가격 줄인상을 예고한 배경에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한 물류비 증가와 원부자재 가격 인상 등 물가 상승의 여파가 있다. 앞서 일동제약의 아로나민씨플러스와 GC녹십자의 파스 제놀쿨, 일양약품의 자양강장제 원비디 등도 3분기 약국 공급가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이들 제품의 가격 인상은 10년 만이다.
이번에 감기약 가격 인상을 단행한 동아제약은 앞서 피로회복제인 약국용 박카스D의 가격을 지난해 11월 1일부로 12.2% 인상했고, 편의점용 박카스F는 같은 해 12월 1일부로 박카스D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