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윤핵관 조폭 같다…의혹만으로 이준석 징계, 공정·상식 어긋나"

입력
2022.07.09 22:37
9일 대구 북콘서트에서 '윤핵관' 직격 
이준석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에 
"의혹만 갖고 중징계...조폭들 하는 짓"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9일 이준석 당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들은 조폭 같다"고 거칠게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 대표는 앞으로 정치하기 힘들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사실이 아니라면 윤리위와 윤핵관들은 엄청난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아주 엄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징계, 처음부터 끝까지 공정과 상식에 기반하지 않아"

유 전 의원은 이날 대구 수성구에서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쳐라' 북콘서트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증거가 없고 아무도 진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윤리위가 의혹만 갖고 (이 대표에게) 중징계를 내린 것"이라며 "이게 조폭들 하는 짓과 뭐가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8일 이준석 대표에게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명목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유 전 의원은 '공정과 상식' 문제를 언급했다. 유 전 의원은 "정치보복이나 토사구팽이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공정과 상식에 기반해서 일을 처리했어야 한다"며 "이번에 징계가 결정되는 과정을 보면 그렇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핵심은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인데, 그 의혹에 대해 진실을 밝혀야 할 윤리위가 조사조차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이 대표 문제가 진짜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했다면 대선이나 지선 전에 조사를 해서 엄정하게 처리를 하든지 해야 했다"며 "대선과 지선이 다 끝나고 나서 증거 없이 이렇게 중징계를 내리는 건 굉장히 졸렬한 처사"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유 전 의원은 "이 대표를 비호하거나 감쌀 생각은 조금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 대표는 앞으로 정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유 전 의원은 그러면서도 "하지만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윤리위와 윤핵관들은 엄청난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아주 엄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국민은 문제해결 하라고 뽑아...尹, 지금이라도 모든 걸 원점서 재검토해야"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유 전 의원은 "지금이라도 심기일전해서 모든 걸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며 "왜 국민들이 마음을 돌리고 있는지 근본적인 원인 분석을 하고 해법을 마련하는 노력이 권력 핵심부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 청중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면 그때부터는 이전 정부를 비난, 욕하거나 책임을 돌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며 "국민들은 '당신들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뽑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유 전 의원의 저서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쳐라' 북콘서트에는 대구와 서울, 경기 파주 등지에서 모인 지지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표나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대구=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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