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피격 직후 일본 증시 '흔들'... 금융시장 영향은?

입력
2022.07.08 17:40
니케이225 지수 전거래일 0.1% 오른 26517.19

8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피격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일본 증시와 환율시장은 출렁였다. 향후 '아베노믹스'로 불린 정부 통화정책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일본주식시장에서 니케이225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 오른 2,6517.19에 장을 마쳤다. 니케이225지수는 오전까지만 해도 다우지수(1.12%↑)와 나스닥(2.28%↑) 등 전날 미국증시 상승에 힘입어 1%대 상승세를 이어갔었다. 하지만 피격 소식이 알려진 12시 30분 무렵부터 상승폭을 급격히 줄였다.

아베 전 일본 총리의 피습 소식이 소폭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NHK는 오전 11시 30분쯤 아베 전 총리가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 도중 산탄총을 맞아 심폐 정지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당장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아베 전 총리가 시작한 아베노믹스는 최근 일본의 경제 정책의 상징이었다. 아베노믹스를 기점으로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심리적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아베 전 총리는 재임시절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강력한 재정·통화 완화 정책을 실시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아베 전 총리 재임시절이었던 2013년 총재로 취임, 아베노믹스 정책에 발맞춰 시중 통화량을 두 배로 늘리는 등 공격적인 양적완화를 단행했다. 이후 일본은 총리가 두 번 바뀌었지만 아베노믹스를 기초로 한 통화정책을 수정하지 않았다. 아베 피습 이후 정부 통화정책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관망세가 우세하다. 불안정성이 커진 동시에 엔저 현상이 해소될 거란 기대감도 있기 때문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베노믹스가 결국 엔화 약세를 유도한 정책인데, 테러 자체는 비극적이지만 (아베노믹스가 약화되면) 엔화가치가 오를 거란 기대심리를 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이날 엔·달러 환율은 1달러 135엔대까지 상승했다. 오전 중에는 1달러 136엔 전반을 유지하고 있었다.

'리스크'에 방점을 둔 전망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리서치센터장은 "(피격 영향은) 이번 주보다 다음 주 초 시장에 영향이 더 클 텐데 엔화도 증시도 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센터장은 "아베노믹스가 현재 일본 통화정책의 근간을 이루는데다, 선거를 앞두고 있어 기대감보다 불안감이 더 크다. 범인이 단독범일 수 있지만 향후 정치적 해석이 어떻게 흐를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