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예지의 메이크업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강렬한 캐릭터를 만났기 때문일까. 형광색 아이섀도, 높게 치솟은 아이라인 등 과감한 시도를 하고 있다. 다만 시청자들의 호불호는 나뉘는 중이다. 유독 화려한 색조를 쓴 탓에 연기보다 그의 마스크가 더욱 집중되기 때문이다.
최근 서예지는 tvN '이브'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작품은 13년의 설계, 인생을 걸고 펼치는 한 여자의 가장 강렬하고 치명적인 격정멜로 복수극이다. 서예지를 비롯해 박병은 유선 이상엽이 주연을 맡았다. '드라마 스테이지 2020-블랙아웃'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탄탄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박봉섭 감독과 드라마 '잘 키운 딸 하나' '미녀의 탄생' '착한 마녀전' 등을 집필한 윤영미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극중 서예지는 어린 시절 부친의 충격적인 죽음 이후 복수를 설계해온 치명적인 여자 이라엘 역을 맡았다. 그의 인물 설명에는 "행복한 가정에서 성장했지만 불행을 만났고 13년 후 신화 속 여신 아프로디테와도 같은 아름다운 여인으로 성장했다"고 적혀있다. 특히 "치명적 아름다움을 평범함으로 위장하고 모두의 호감을 산다"는 특성이 인물의 스타일링의 기반이 됐다. 눈꼬리를 한껏 올리고 삼각존을 가득 채운 그의 아이메이크업이 캐릭터를 대변한다.
서예지의 메이크업은 긴 회차에 걸쳐 약 3번 구분된다. 방송 초반 흑심을 숨기고 모두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한 순간 투명함을 강조한 듯 맑고 과하지 않은 메이크업이 주로 표현됐다. 탱고를 출 땐 무대 화장처럼 과감하게 펄을 발랐고 스포트라이트 속 빛나는 주인공이 됐다. 또 극중 LY기업 최고 경영자이자 이라엘이 유혹해야 하는 대상인 강윤겸(박병은)과의 묘한 관계가 형성됐을 때는 더욱 과감해졌다. 긴 속눈썹으로 인물의 고혹미를 강조했고 섀도 색깔도 더욱 다채로워졌다. 특히 이라엘이 강윤겸을 유혹하는 것에 성공한 후 한소라(유선)과 본격적인 갈등을 시작했을 때는 누구보다 화려한 메이크업으로 등장했고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에 '이브' 제작진은 본지에 "배우와 제작진이 1차적으로 해외 아티스트 레퍼런스를 많이 찾아보았고 함께 논의 결과 2막 진입 후 흑화하는 라엘의 감정선에 어울림과 동시에 임팩트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변화를 주게 됐다"면서 "라엘이 본인의 템포를 찾고 감정선의 고조가 잦아들면 화장법도 다시 기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브' 서예지의 메이크업은 전작 '사이코지만 괜찮아'와 같은 샵으로 의도적인 변신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반적이지 않은 색조 화장에 시청자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내놓았다. 지나친 메이크업이 오히려 몰입감을 와해시켰다는 지적도 일었다. 한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관계자는 본지에 "드라마 프리 작업할 때 분장 팀이 틀을 잡고 감독과 배우 측과 논의한다. 따라서 서예지의 레퍼런스는 분장 팀이 설정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서예지가 주로 이야기를 이끄는 인물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장치로 과감한 메이크업이 사용됐으리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