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여성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늘고 남성 간호사는 6배 증가

입력
2022.07.07 16:20
8면
법 시행 후 첫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직종 간, 남녀 간 임금격차 커
의사 100원 받을 때 약사 36원, 간호사 21원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여성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가 늘었고 간호사 중에서는 남성의 숫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화로 의사, 간호사, 약사 평균연령은 약 4세 높아졌고 의사와 다른 보건의료인력 간 임금격차는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가 100원을 벌 때 약사는 36원, 간호사는 21원을 받는 데 그쳤다.

의사 직종에서 여성의 약진

보건복지부가 7일 보건의료인력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공표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1월 1일 기준 보건의료인력 20개 직종 면허(자격) 등록자는 200만9,693명이다. 2010년에 비해 81만2,028명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5.3%다.

직종별로는 간호조무사가 72만5,356명(36.1%)으로 가장 많다. 이어 간호사(39만1,493명·19.5%), 영양사(14만9,050명·7.4%), 의사(11만5,185명·5.7%)순이다.

10년간 가장 많이 증가한 직종은 간호조무사로, 32만8,767명 늘었다. 보건교육사는 연평균 19.4%에 이를 정도로 증가세가 가장 빨랐다. 이어 작업치료사(연평균 증가율 15.4%)도 많이 늘었다.

의사 직종에서는 여성 비율이 높아졌다. 여성 의사는 2010년 1만5,516명에서 2020년 2만5,351명으로 1만 명 가까이 늘었다. 전체 의사 중 비율도 21.4%에서 25.5%로 높아졌다. 여성 치과의사는 4,204명(22.2%)→6,398명(25.2%), 여성 한의사는 2,082명(15.0%)→4,149명(20.6%)으로 증가했다.

간호사 중에서는 남성의 비율이 높아졌다. 남성 간호사는 2010년 1,795명(1.5%)에서 2020년 1만965명(5.1%)으로 6.1배 늘었다.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는 2019년 10월 시행된 '보건의료인력지원법'에 근거한 국가승인통계다. 3년 주기로 실시되는데, 이번이 첫 번째 조사다.

고령화에 임금격차 커져

보건의료의 핵심 직종에서는 고령화가 두드러졌다. 의사 평균연령은 10년 전 43.8세에서 47.9세로 4.1세 높아졌다. 약사(44.5→48.5세)와 간호사(32.9→36.2세)도 평균연령이 각각 4.0세, 3.3세 증가했다.

다른 의사 직종도 마찬가지다. 치과의사(42.1→47.4세)는 5.3세, 한의사(40.5→45.5세)는 5.0세 높아졌다. 20개 직종 중 평균연령이 가장 높은 건 조산사(55.7세)였다. 작업치료사는 30.2세로 가장 젊은 직종이다.

연평균 임금은 의사가 2억3,069만9,494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치과의사(1억9,489만9,596원), 한의사(1억859만9,113원), 약사(8,416만1,035원), 한약사(4,922만1,881원), 간호사(4,744만8,594원)순이다. 간호조무사는 2,803만7,925원으로 가장 낮았다.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의사가 100원을 받을 때 약사는 36원, 간호사는 21원을 받는 셈"이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임금 차와 비교해도 큰 편에 속해 직종 간 임금격차의 원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0년간 가장 빠르게 임금이 증가한 직종도 의사로, 연평균 증가율이 5.2%다. 다만 2019년과 비교하면 2020년에는 의사(-2.3%), 치과의사(-2.1%), 한의사(-6.4%), 약사(-0.7%)는 임금이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의료서비스를 덜 이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성별 간 격차도 여전해 남성 의사의 연평균 임금은 2억4,825만3,152원인데 여성 의사는 1억7,286만6,111원으로 남성의 69.6% 수준이었다. 치과의사도 여성은 남성 임금의 69.9%에 불과했다. 여성 한의사는 남성 한의사 임금의 80.6%를 받아 상대적으로 높았다.

김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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