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이 살아나야 광주가 살아납니다. 광산의 미래에 광주의 미래가 달려 있죠."
박병규(55)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의 목소리는 사뭇 진지했다. 새로운 여정(민선 8기)을 시작한다는 설렘보다는 지역 혁신의 역사를 써내려 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 문재인 정부 시절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설계했던 박 구청장은 새로운 지역 일자리 모델 창출을 꿈꾸고 있다.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 시즌2인데, 이는 박 구청장이 정치판에 뛰어든 이유이기도 했다.
그는 "광산구에 지속 성장 경제특구를 조성해 기업은 비용을 낮추고, 노동자는 적정 임금과 주거 보육 의료 등 사회임금을 누리는 지역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기존 광주형 일자리 모델과 달리 대기업 투자 유치가 없다는 게 특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박 구청장은 "상생과 혁신이라는 두 날개로 광산구의 변화와 발전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이 자신감의 근저에는 광산구가 품고 있는 가능성과 잠재력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인구 42만 명의 광산구는 광주시 전체 면적의 44.5%에 달하는 땅(222.9 ㎢)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주민 평균 연령이 38세로 어느 지역보다도 젊고 역동적이다. 또 7개 산업단지와 광주송정역, 광주공항이 위치해 지역 경제는 물론 교통과 물류의 중심지로서 기반을 충분히 갖췄고 영산강과 황룡강, 어등산 등 자연환경도 풍부하다.
박 구청장은 "이런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깨워 지역 발전과 도약의 새 길을 열겠다"고 했다. 박 구청장은 이를 위해 지역 최고의 문화 관광 자원을 하나로 연결한 '생태·문화·예술 탐방로 30리길'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달랠 수 있는 '산소 스페이스'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박 구처장의 미래 설계는 침체된 지역 경제와 골목 상권을 살리겠다는 의지와 맥이 닿는 얘기다. 박 구청장은 "1913송정역시장 등 광주송정역 주변 상권을 '송정역세권 1시간 맛거리'로 만들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겠다"고 했다. 박 구청장은 또 외국인 주민 증가 등 급격한 사회 변화를 겪고 있는 지역 사회 특성에 맞춘 복지안전망도 세울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고려인마을을 중심으로 '고려인 역사마을 1번지'를 조성해 원주민과 고려인 동포, 외국인 주민이 상생·화합하는 광산공동체를 세우고, 다양성을 광산만의 강점으로 극대화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