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소녀시대가 데뷔 15주년을 맞았다. 국내 최장수 걸그룹인 이들의 롱런이 K팝 시장에서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2007년 '다시 만난 세계'로 데뷔한 이들은 일명 '2세대 걸그룹' 시대를 이끌며 국내를 대표하는 걸그룹으로 활약했다. '키싱 유' '지' '소원을 말해봐' '오!' '런 데빌 런' '훗' '아이 갓 어 보이' '라이언 하트' 등 굵직한 히트곡은 이들의 국내외 인기를 견인했다.
2017년 멤버 서현 수영 티파니가 전속계약 만료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새 소속사를 찾으며 완전체 활동은 잠시 멈췄지만 소녀시대가 갖는 존재감은 여전했다. 멤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가수, 배우, 예능인 등으로 다양한 개별 활동을 하면서도 소녀시대 멤버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았다. 지난 5년 간 완전체 활동이 전무했음에도 소녀시대의 시간이 우리와 함께 흘러올 수 있었던 이유다.
소녀시대의 행보는 그간 국내 아이돌 시장에 만연했던 '걸그룹의 수명은 짧다'는 편견을 보란듯이 깨트리는 계기가 됐다.
대중성을 갖춘 히트곡으로 입지를 넓힌 이들은 걸그룹 역시 성별과 나이를 아우르는 대중적 인기를 구가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며 K팝 걸그룹 시장에 지각변동을 알렸다. 두터운 글로벌 팬덤을 기반으로 일궈낸 굵직한 활동 성과 역시 이들의 롱런을 뒷받침했다. 개인 활동과 팀 활동을 병행한 '따로 또 같이' 행보도 오랜 시간 이들이 소녀시대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소녀시대가 지난 15년의 활동에서 걸어온 행보는 현재 모든 K팝 걸그룹들의 '바이블'이 됐다. 대중성은 물론 팬덤까지 확보할 수 있는 히트곡을 기반으로 팀의 입지를 다진 뒤 멤버 각각의 역량을 빛내며 팀과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개인 활동을 병행하는 수순이다. 데뷔 후 일정 연차가 되면 각자의 행보를 더욱 잘 서포트 해줄 수 있는 소속사를 찾되, 팀 활동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 역시 소녀시대의 롱런 행보와 맞닿아 있다.
이제 '걸그룹의 수명'에 한계는 사라진 모양새다. 팀 활동에 대한 멤버들의 의지, 팀과 개별 활동을 병행하며 존재감을 굳힐 수 있는 멤버들의 실력만 있다면 롱런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셈이다. 이는 감히 소녀시대가 불러온 걸그룹 시장의 긍정적 변화라 할 수 있겠다.
올해 15주년, 어떤 걸그룹도 아직 가본 적 없는 길을 걷고 있는 소녀시대는 이제 또 다른 기록과 순간들을 만들 예정이다. 일부 멤버들이 각기 다른 소속사에 몸을 담고 있는 만큼 물리적인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완전체 활동에 대한 의지를 불태운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은 단연 이들의 완전체 컴백이다. 소녀시대는 다음 달 15주년 앨범을 발매하고 5년 만에 완전체로 가요계에 돌아온다. 이는 오랜 시간 소녀시대의 활동을 기다려온 팬들과 대중, 그리고 멤버들에게 또 하나의 특별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15주년을 기념한 완전체 단독 리얼리티도 선보인다. 이들은 JTBC '소시탐탐'을 통해 데뷔 15주년을 기념함과 동시에 일련의 시간을 거치며 달라진 소녀시대의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과 소통하겠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소녀시대는 멤버들이 출연 중인 예능 등에도 출연하며 적극적인 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금도 소녀시대, 앞으로도 소녀시대, 영원히 소녀시대'라는 슬로건이 무색하지 않다. 'K팝 레전드'를 쓰고 있는 이들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