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를 들고 주택가를 걷고 있던 외국인 노동자를 경찰이 테이저건과 장봉 등을 이용해 체포한 사실이 알려져, 과잉진압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당시 현장 상황을 고려한 ‘적절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최근 한 지역 언론매체를 통해 공개된 폐쇄회로(CC)TV 동영상에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쯤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골목에서 경찰이 테이저건과 장봉 등을 이용해 외국인 남성을 제압하는 장면이 담겼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흉기를 든 남성이 어린이집 주변을 배회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은 흉기를 내려놓으라고 5차례 얘기했지만, 남성이 말을 듣지 않자 테이저건 한 발을 발사했다. 테이저건이 맞지 않자, 장봉으로 남성의 손과 어깨를 가격해 흉기를 떨어뜨렸다. 하지만 함께 출동한 다른 경찰이 A씨가 흉기를 떨어뜨린 것을 보지 못해 테이저건을 또다시 발사했고, 이후 완전 제압을 위해 상반신을 발로 찍어 눌렀다.
경찰은 쓰러진 외국인이 갑자기 일어나 경찰관을 공격하는 등 위험성이 있어 완전제압 과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무릎이 아닌 발로 해당 남성의 상반신을 찍어 누른 것에 대해서는 재발방지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당시 경찰이 제압한 남성은 20대 베트남인으로 밝혀졌다. 통역관이 함께한 경찰 조사에서 그는 “부엌칼을 친구에게 가져다주는 중이었고, 한국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는 이번 사건을 "명백한 과잉진압"으로 규정하고, 이르면 4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접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해당 베트남인을 경범죄처벌법 위반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고, 국내 체류 비자가 만료된 A씨를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인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