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 내 논란이 됐던 '토끼섬' 기억하시나요. 공원 내 육지와 연결되지 않은 인공수로에 토끼 사육장을 조성한 까닭에 토끼섬이라 불렸는데요. (☞관련기사보기: 구경거리로 방치?… "관리부실 토끼섬 고발합니다")
이곳은 한 시민의 제보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시설공단이 2012년부터 9년 동안 토끼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구경거리로 방치한 게 드러나면서 '토끼 지옥섬'이라는 오명까지 얻게 됐습니다.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아 수십여 마리까지 늘어난 토끼는 다른 지방자치단체 공원이나 민간에까지 떠넘기듯 인계되기도 했습니다. 암컷과 수컷이 각각 몇 마리인지도 몰랐고, 영역 다툼이나 질병으로 죽어 나가면 그저 소각 처리할 뿐이었습니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당시 토끼섬에 살던 18마리는 토끼섬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시설공단은 공원 내 다른 공간으로 토끼를 이동한 뒤 가장 먼저 암수를 분리했습니다. 자칫 번식을 통해 또 개체 수가 늘어날 수 있어서였습니다. 하지만 당초 빠른 시일 내 중성화 수술을 할 것이라는 약속은 늦여름이 되어서야 지켜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토끼 관리 상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죠.
토끼보호단체인 토끼보호연대는 관리 주체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시설공단에 토끼 건강상태와 사육환경을 공개하고, 입양가족을 찾아주자고 제안했고,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면서 18마리는 이제 입양처를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18마리 가운데 12마리는 암컷, 6마리는 수컷이고요 모두 두 살 정도로 추정됩니다. 태어나서 한 번도 사람의 손길을 받아본 적이 없어 사람을 낯설어하고 도망 다니기 바쁜데요. 입양을 가서 사람과 함께 지내면 성격이 바뀔 수 있다고 합니다. 18마리 모두 외모가 출중하지만 특히 록커처럼 개성 있는 털 무늬를 가진 '드라고'와 '호치', '아이언토'가 주목받고 있다고 해요.
김수지 토끼보호연대 활동가는 "이미 합사된 토끼들은 잘 지내고 있지만 새로운 토끼를 만나게 되면 영역동물이다 보니 다툼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합사된 토끼 가운데 성별로 2마리까지 입양하길 권한다"고 말합니다.
또 덩치가 작다고 생명의 가치도 낮은 게 아니죠. 토끼보호연대는 작다고 귀엽다고 입양하지 말고 입양 시 준비가 되어있는지 꼼꼼히 검토한 후 입양하라고 조언합니다.
▶입양 문의: 토끼보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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