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제6호 열대저압부가 태풍으로 발달해 제주도를 향해 북상 중이다. 이 태풍은 올해 우리나라에 처음 영향을 주는 태풍이 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1일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남동쪽 820㎞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열대저압부가 오전 9시 오키나와 남남동쪽 760㎞ 부근 해상에서 제4호 태풍 '에어리(AERE)'로 발달했다고 밝혔다.
에어리는 중심기압 1002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시속 65㎞인 작은 규모의 태풍으로 시속 13㎞의 속도로 북북동진하고 있다.
기상청은 당초 열대저압부가 2일쯤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예상보다 빠르게 규모가 커졌다. 높은 해수면 온도와 강한 대류활동 등 발생 조건이 맞아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에어리는 2일 일본 오키나와를 관통해 북서쪽으로 향하다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제주도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3일에는 제주도 남쪽 해상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고 4, 5일에는 제주도와 남해안이 영향권에 들어 강한 비바람이 예상된다. 이후 독도 쪽으로 빠져나가며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전망이다.
다만 태풍이 북상하는 3~5일 각 모델에서 예측하는 태풍의 강도 및 이동경로의 차이가 커 제주도 동쪽 해상이 아닌 서쪽 해상으로 북진할 가능성도 있다.
다음 주부터 다시 예고된 장마도 태풍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4~6일 남부지방이 정체전선(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는데, 태풍이 한반도 주변 기압계를 흐뜨려 놓으면서 장마전선 역시 변동성이 커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의 규모가 작아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고 그만큼 변동성도 매우 크다"며 "태풍 예상 경로에 수온이 급변하는 지역이 있어 2일 밤부터 3일 새벽 사이 이동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