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서초 도전 홍익표 "3연패에도 희생·헌신 없어... 저라도"

입력
2022.07.01 11:30
'서울 서초을 지역위원장' 신청 홍익표 민주당 의원
"서울 강남·서초, 인구·여론주도층 많아
민주당 지지율 40% 안 되면 큰 선거 승리 어려워"

더불어민주당에서 '험지'로 분류되는 서울 서초을 민주당 지역위원장에 지원한 홍익표 의원은 "강남·서초에서 40% 정도의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서울 기준 큰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강남·서초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인구도 가장 많은 지역이고, 우리 사회에서 여론주도층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012년 19대 총선 때부터 서울 중·성동갑에서 내리 3선에 성공한 홍 의원은 최근 종료된 민주당 지역위원장 공모에서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서초을에 출사표를 냈다. 서초를 비롯해 강남 송파 등 서울 강남지역 일대는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강해 민주당에서는 험지로 꼽힌다.

그는 쉽지 않은 결단을 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민주당이 큰 선거에서 연달아 세 차례나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해 안팎에서 '책임론'과 헌신 얘기가 있는데 서로 남 탓만 하고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모양새로 비추어지는 것 같다"며 "희생하거나 헌신하는 게 없다는 당 안팎의 많은 분들 말씀에 마음 아파서 저라도 뭔가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이어 "이 지역에서 우리가 일정하게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전체 판에서 우리가 승리하거나 변화를 만들어내기 어렵지 않으냐, 이런 판단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그분들(서초 주민들)이 '민주당이 이 지역을 포기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많이 받고 있다고 한다"며 "'그런 게 아니고 한번 해보자' 이런 분위기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초을 지역위원장이 되면 기회를 봐서 거주지를 천천히 옮길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은 지역구 선거구를 통해서 뽑히지만 국민을 대표하기 때문에 그것(거주지)에 구애받지는 않는다"며 "국회의원과 지역의 시·구의원들의 역할은 다르다"고 했다.

"'동일 지역구 3선 연임 금지'에는 반대"

당내에서 제기된 정치개혁안 중 '동일 지역구 3선 연임 금지론'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썩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반대했다. 그는 "정치인은 자신이 판단 결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지, (3선 제한 규정을 만들어) 정치의 영역을 자꾸 축소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만약에 제가 규정이 있어 이런 결정을 했다면 화제도 안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3선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당장에는 정치개혁같이 보이지만, 경험과 경륜, 의원외교 네트워크 등을 감안하면 좋은 국회의원들은 오래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맞다"며 "국민들께서 3선 이상이 무능하고 바꿔야겠다고 생각하면 그건 투표로 바꾸는 것이 훨씬 더 맞다"라고 강조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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