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대법관인 커탄지 브라운 잭슨(51) 연방 대법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했다. 백인과 남성 위주였던 미국 연방대법원의 유리천장이 233년 만에 깨졌다.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잭슨 대법관은 이날 워싱턴에 위치한 대법원에서 취임식을 갖고 “헌법을 수호하고 지지하며 두려움이나 선호 없이 정의를 집행하는 엄중한 책임을 받아들인다”고 선서했다. 흑인으로서는 세 번째, 여성으로선 여섯 번째 대법관이다.
잭슨 대법관은 퇴임한 스티븐 브레이어 전 대법관 후임으로, 둘 다 진보 성향이라 대법원 이념 분포는 보수 6명 대 진보 6명으로 이전과 동일하다. 미국 대법관은 종신임기제여서 본인 사망, 사직, 탄핵 사유가 아니면 평생 신분을 보장받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잭슨 판사의 역사적 취임은 젊은 세대와 흑인 여성, 모든 미국인과 우리나라에 큰 의미가 있는 전진을 의미한다”면서 “잭슨 판사의 지혜와 경험은 앞으로 수년간 우리 모두를 자랑스럽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잭슨 대법관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방양형위원회 부의장을 지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3년 워싱턴 연방지방법원 판사로 임용됐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 초기인 지난해 6월 워싱턴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자리를 옮겼고, 올해 2월 브레이어 대법관 후임으로 발탁됐다.
최근 헌법상 보장됐던 여성의 임신중지(낙태) 권리를 박탈하고 연방정부의 탈탄소 정책에 제동을 거는 판결을 쏟아낸 대법원은 조만간 휴정기에 들어간다. 대법원은 통상 10월에 업무를 시작해서 이듬해 6월 말이나 7월 초까지 회기를 진행한다. 이에 따라 잭슨 대법관의 본격적인 활동도 후반기에 시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