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성상납 증거인멸 의혹 관련 징계로 퇴출될 경우 당이 치러야 할 후유증은 어느 정도 될까. 이 부분도 의견이 갈린다. 무리하게 밀려나는 모습으로 비칠 경우, 2030세대 젊은 당원층이 실망해 썰물처럼 이탈하는 상황이 우선 거론된다. 이 대표가 당대표로 등장할 당시 20만 명 수준이던 책임당원이 현재 80만 명으로 4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 대표는 젊고 유능한 2030중심 정당을 연일 강조해왔다. 이들이 동반 탈당하면 수구적 보수일색의 ‘도로 자유한국당’이 된다는 전망이 상당하다. 천하람 당 혁신위원은 29일 “일반 사람들이 아는 젊은 정치인이 국민의힘에선 이준석이 유일하다. 손흥민이 빠진 토트넘을 누가 응원하겠냐”고 비유한 뒤 “당원이탈도 문제지만 당 지지율 빠지는 게 엄청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성비위 건은 이 대표의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단숨에 끌어내릴 거란 전망도 적지 않다. 또 돌출적인 정치스타일이 갈수록 단점으로 작용하는 데다 이 대표가 아니었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더 큰 표차로 승리했을 거라는 시각도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이 대표를 향한 현재의 압박이 보수지지층의 공감을 전제로 한다는 설명이다.
수도권 초선 의원은 “지방선거 출구조사를 보면 이 대표가 끌고 왔다는 20대 남성 투표율이 29.7%로 가장 낮았고 젠더갈등은 대선 때보다 심해진 걸로 조사됐다”며 “보수적인 아버지의 딸들도 다 이재명을 찍었다는데 이 대표가 주장해온 성과가 모두 허구로 증명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세대포위론이란 말조차 듣기 거북하다”며 “갈라치고 분리시키는 건 저쪽 ‘문파’들이나 하는 거지 이 대표 역시 그들과 이란성쌍생아 아닌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도 이 대표가 성상납 의혹을 계기로 정치적 활로가 막힐 것으로 내다봤다. 배 소장은 “여론조사상 민주당 지지층과 중도층을 합한 60% 대상은 윤리위 징계를 납득 못하지만 45% 정도로 분포된 국민의힘 지지층은 징계에 우호적이다”라며 “이 대표가 보수층에 미운털이 제대로 박혔다. 성상납 의혹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고 2030 여심 이탈로 존재감은 계속 추락한다. 시간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고 평가했다.